타이어뱅크는 9월 말까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한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에 나선 개인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타이어뱅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계열사 자금으로 대주주 배를 불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2심에서 수십억 원 세금 탈루 혐의로 법정 구속된 김 회장은 현재도 변호사 등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인수와 관련한 지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자금 대여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회장이 잔금을 납부한다면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22%를 추가 확보해 68%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잔금을 치르지 않을 경우 이전 최대주주였던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가 동반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또 다른 주인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IB업계에서는 토종 사모펀드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드래그얼롱(Drag Along•동반 매도 요구권)으로 AP홀딩스가 보유한 46% 지분도 동시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드래그얼롱은 주주 간 계약에서 소수 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대주주의 지분도 함께 끌고 가서 제3자에게 일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잔금은 994억 원이다. 납부기한은 9월 말까지지만, 한차례 연기해 10월 말까지 미룰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부담해야 한다.
김 회장 측은 지난 4일 에어프레미아 인수 주체를 AP홀딩스에서 오너 일가의 또 다른 개인회사 ‘성공을만드는’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수 주체 변경이 AP홀딩스의 저가 취득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AP홀딩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취득 단가는 주당 500원으로 현재 단가 1900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저가 취득이 변칙 증여로 해석돼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AP홀딩스, '성공을만드는' 어디라도 타이어뱅크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잔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P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11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 2023년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지분 30%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타이어뱅크의 자금을 빌려왔다. 당시 AP홀딩스는 전환사채 810억 원을 발행했는데 533억 원을 타이어뱅크가 인수했다.
AP홀딩스는 김 회장과 세 딸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가족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주주 구성은 김 회장이 20%, 장녀 김승연 씨 25%, 차녀 김성연 씨 25%, 삼녀 김수연 씨 30% 등이다.
지난 2017년 설립돼 플라스틱 제조·판매와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는 성공을만드는은 김승연 씨와 김성연 씨가 각각 33%, 김수연 씨가 34% 등 총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87억 원, 유동자산은 647억 원으로 AP홀딩스보다는 자금 사정이 낫다.
타이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371억 원 등 유동자산이 1793억 원이고, 미처분이익잉여금이 5353억 원에 이른다. 다시 한 번 전환사채를 타이어뱅크가 인수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자금을 회사가 대고 김 회장 일가가 이익을 챙기게 되는 구조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회장은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인수 한 뒤 인터뷰에서 "30% 저렴하면서도 고급진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이 1991년 창업한 타이어뱅크는 대전에서 창업한 타이어판매 체인점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17년 출범한 저비용항공사(LCC)다. 어느정도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전략을 통해 취항지를 늘려았다. 일본이나 베트남, 태국, 홍콩 등 중거리 노선 외에도 미국 LA,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장거리노선도 취항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4916억 원, 직원수는 지난 4월 기준 762명이다. 지난해 여객수(89만 명) 10위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적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