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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딸 개인회사로 M&A 나선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어프레미아 품에 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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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딸 개인회사로 M&A 나선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에어프레미아 품에 안을까?
  • 송민규 기자 song_mg@csnews.co.kr
  • 승인 2025.09.18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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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 구속된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세 딸의 개인회사를 통해 에어프레미아 인수합병(M&A)을 완료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타이어뱅크는 9월 말까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위한 잔금을 납부해야 한다. 하지만 인수에 나선 개인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타이어뱅크의 도움을 받는다면 계열사 자금으로 대주주 배를 불린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2심에서 수십억 원 세금 탈루 혐의로 법정 구속된 김 회장은 현재도  변호사 등을 통해 에어프레미아 인수와 관련한 지시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자금 대여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 회장이 잔금을 납부한다면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22%를 추가 확보해 68%를 보유하게 된다. 하지만 잔금을 치르지 않을 경우 이전 최대주주였던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가 동반 매도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 또 다른 주인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IB업계에서는 토종 사모펀드가 에어프레미아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에어프레미아 2대주주인 JC파트너스가 드래그얼롱(Drag Along•동반 매도 요구권)으로 AP홀딩스가 보유한 46% 지분도 동시에 매각하는 방식이다.

드래그얼롱은 주주 간 계약에서 소수 주주가 지분을 매각할 때 대주주의 지분도 함께 끌고 가서 제3자에게 일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다.

 김정규 회장
 김정규 회장
김 회장은 구속전인 지난 5월 개인회사인 AP홀딩스를 통해 소노인터내셔널과 JC파트너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약 12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계약금 200억 원을 납부한 바 있다.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한다.

잔금은 994억 원이다. 납부기한은 9월 말까지지만, 한차례 연기해 10월 말까지 미룰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자비용은 부담해야 한다.

김 회장 측은 지난 4일 에어프레미아 인수 주체를 AP홀딩스에서 오너 일가의 또 다른 개인회사 ‘성공을만드는’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인수 주체 변경이 AP홀딩스의 저가 취득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AP홀딩스의 에어프레미아 지분 취득 단가는 주당 500원으로 현재 단가 1900원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업계에서는 저가 취득이 변칙 증여로 해석돼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AP홀딩스, '성공을만드는' 어디라도 타이어뱅크의 손을 빌리지 않으면 잔금 마련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AP홀딩스의 현금성 자산은 11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 2023년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지분 30%를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타이어뱅크의 자금을 빌려왔다. 당시 AP홀딩스는 전환사채 810억 원을 발행했는데 533억 원을 타이어뱅크가 인수했다.

AP홀딩스는 김 회장과 세 딸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가족회사다. 지난해 말 기준 주주 구성은 김 회장이 20%, 장녀 김승연 씨 25%, 차녀 김성연 씨 25%, 삼녀 김수연 씨 30% 등이다.

지난 2017년 설립돼 플라스틱 제조·판매와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는 성공을만드는은 김승연 씨와 김성연 씨가 각각 33%, 김수연 씨가 34% 등 총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87억 원, 유동자산은 647억 원으로 AP홀딩스보다는 자금 사정이 낫다.

타이어뱅크는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 371억 원 등 유동자산이 1793억 원이고, 미처분이익잉여금이 5353억 원에 이른다. 다시 한 번 전환사채를 타이어뱅크가 인수하는 방식이 가능하다. 자금을 회사가 대고 김 회장 일가가 이익을 챙기게 되는 구조라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 회장은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인수 한 뒤 인터뷰에서 "30% 저렴하면서도 고급진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회장이 1991년 창업한 타이어뱅크는 대전에서 창업한 타이어판매 체인점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17년 출범한 저비용항공사(LCC)다. 어느정도의 서비스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비교적 낮은 가격을 유지하는 하이브리드전략을 통해 취항지를 늘려았다. 일본이나 베트남, 태국, 홍콩 등 중거리 노선 외에도 미국 LA, 샌프란시스코 등 미주 장거리노선도 취항하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기준 4916억 원, 직원수는 지난 4월 기준 762명이다. 지난해 여객수(89만 명) 10위로 국내 항공사 가운데 가장 적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송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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