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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전화 사기를 피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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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건의 세상보기]전화 사기를 피하는 법
  • 오승건 한국소비자원 홍보팀 csnews@csnews.co.kr
  • 승인 2008.02.20 0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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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 금융 기관 등을 사칭하면서 조직적으로 사기를 벌여 자신들의 통장으로 이체되게 하는 전화 금융 사기 일명 ‘보이스 피싱(Voice Phishing)’이 기승을 부린다. ‘걸려 들면 좋고 실패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무차별 전화 공세를 벌이는 것이다.

전화 사기의 유형이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다. 사기 수법은 세금 환급과 연체, 공공 기관 사칭, 납치 협박까지 유형이 다양하다.

보이스 피싱의 유형

사기 수법이 축적되다 보니 일년 내내 유행을 선도하면서 사기가 발생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우편물이 폭증하는 설이나 추석에는 우체국 등을 사칭한 택배 사기, 월말에는 전화 요금이나 공과금 연체 사기, 대학 입시철에는 대학등록금 환급 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최근 죄를 지은 사람에게 벌을 주는 서울고등법원사이트를 위장한 피싱사이트가 발견돼 사기의 진화는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게 한다. 서울고등법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피해 예방 안내 정보를 팝업으로 고지하고 있다.

가짜 피싱 사이트는 팝업을 띄어서 홈페이지 업그레이드 작업이라는 내용을 공지하면서 전자 민원 서비스만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보여준다. 이들은 위장된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이메일 등을 발송해 위장된 홈페이지로 접속하도록 현혹해 개인 정보를 빼내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전화 금융 사기꾼들은 국제 범죄 조직과도 연계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화 금융 사기는 범인을 잡기도 힘들고 돈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례가 많아 피해가 발생하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국제 전화 사기는 2007년 1월 699건으로 절정을 이루었다. 2007년 2월에는 119건으로 급감했다가 3~4월에 월 5백여건으로 다시 늘었다. 4월에는 457건, 5월에는 222건, 6~11월 사이는 매달 1백여건씩 전화 금융 사기가 발생했다.

청주시에 사는 변모 씨는 카드사 채권관리팀을 사칭하는 남자로부터 카드 대금이 연체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변제하지 않을 경우 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는 압력을 받은 변씨는 그 남자가 요구하는 대로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었다.

또한 카드 대금을 즉시 입금하지 않을 경우 금융 거래상의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말로 겁을 주면서 현금지급기로 가서 카드 대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통화 내용을 수상히 여겨 전화를 끊고 해당 카드사에 연락해 확인한 결과 카드 대금을 연체한 사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금융사기단이 주로 사용하는 사기 수법은 금융 기관을 사칭해 카드 사용 내역·신용카드 연체 내역을 허위로 통보한 후 개인 정보·신용카드번호·계좌번호·비밀번호 등을 묻거나 특정 계좌로 입금을 요구한다. 수법도 갈수록 지능화돼 상대방을 믿게 하기 위해 자동응답전화(ARS)까지 마련한 뒤 금융감독원과 경찰청까지 빙자해 유인한다.

금융 사기는 치밀한 사전 조사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검찰ㆍ국세청 등 권력 기관을 사칭해 세금이나 보험료를 환급해 주겠다고 접근한다. 자녀 납치ㆍ납치를 가장한 협박 전화 신고도 전국적으로 끊이지 않는다.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자동응답시스템(ARS) 음성 안내 전화나 발신자 표시가 없는 전화, 낯선 번호로 찍혀 나오는 전화는 일단 사기로 의심하고 침착하게 대응한다. 대금 연체·카드 사고 등의 이유를 대면서 개인 정보를 알려달라고 하면 상대방 전화 번호를 묻고 확인한 뒤 다시 전화하겠다고 하는 것이 좋다. 공공 기관·금융 기관은 개인 정보를 묻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화로 계좌 이체를 요구하지도 않는다.

믿음이 가더라도 상대방이 알려준 전화 번호는 인터넷 검색·114 문의 등 믿을 만한 통로를 거쳐 사실을 확인한다. 그들이 알려주는 전화 번호나 관계 기관이라고 하면서 다시 걸려오는 다른 목소리의 전화는 십중팔구 함정이다. 심지어 자동응답전화까지 조작해 깜빡 속게 만들어 돈을 빼간다.

사기임을 의심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 정보를 알려줬다면 즉시 거래하는 금융 기관에 알리고 도움을 받는다. 신용카드 번호와 유효 기간까지 알려줬다면 카드 회사에 바로 신고해야 한다.

은행 현금지급기 등을 통해 상대방 계좌로 송금한 경우라면 즉시 거래 은행 직원이나 콜센터에 지급 정지를 요청하고 경찰서에 신고한다. 통장 계좌나 신용카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휴대 전화 문자 메시지(SMS) 수신 서비스를 신청해 놓으면 금융 사기를 막는데 도움이 된다.

나이 드신 부모님에게 이런 유형의 사기가 유행하므로 급박한 전화를 받더라도 바로 송금하지 말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상의한 뒤 행동할 것을 말씀드린다. 전화로는 절대 개인 정보를 알려주지 말 것이며, 여러 경로를 통해 사실 확인 후 행동해도 절대 늦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린다.

신학기에는 세상 물정을 잘 알지 못하는 신입생을 노리는 대학등록금 환급 사기가 기승을 부릴지도 모른다. 금융 사기도 시기와 유행을 타고, 사기꾼들은 유행을 교묘하게 이용하기 때문이다. 사기는 예방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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