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안츠, 학자금 보험을 종신형으로 가입시켜"

2008-07-14     김미경 기자

"어떤 사람이 자식의 대학 학자금으로 만기가 종신인 보험을 들겠습니까!"

알리안츠생명 설계사가 3년 뒤 자녀의 대학 학자금을 마련하려는 소비자에게 변액보험 종신형에 가입시켜 원망을 샀다.

인천시 가정동에 사는 윤모씨는 2005년 5월 매달 90만원씩 불입하는 알리안츠변액유니버셜보험에 가입했다.

당시 설계사는 "이자도 높고, 3년 동안 불입한 후 만기가 되면 자유롭게 인출이 가능하다. 외국계보험회사이니 망할 염려도 없고 믿음직스럽다"고 설명하며 고등학교 1학년인 자녀를 위해 대학 학자금으로 사용토록 권했다.

계약하는 날 설계사는 사인하는 곳만 지명하며 계약서를 작성해갔고, 약관이나 상품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우편물이 한통 날아왔고, 이를 살펴본 윤씨는 어안이 벙벙했다. 윤씨가 가입한 상품이 설계사의 설명과 전혀 달랐던 것.

알리안츠생명 고객센터에 확인해본 결과, 3년만 불입하면 된다는 설계사의 설명과는 달리 윤씨가 가입한 보험은 종신형 납입 보험이었다.  지금 해약하면 원금의 절반도 찾지 못했다. 의무납입이 지나면 자유롭게 입출금이 가능했지만 이자를 내야했다.

게다가 설계사는 계약체결 후 방문 한번 하지 않고 연락도 없어 전화번호 자체도 알 수 없었다.

고객센터에 설계사의 연락처를 문의해 전화를 했지만 설계사는 "아무 이상이 없는 상품"이라며 오히려 화를 냈다.

윤씨가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약속 날짜를 잡았지만 설계사는 세 차례나 약속을 어긴 뒤에야 지점장과 함께 나타났다. 

그러나 지점장은 "계약을 유지해 주셨으면 한다"며 뒤늦게 상품에 대해 설명했고, 말도 없이 앉아 있던 설계사도 이내 돌려보냈다.

지점장은 알리안츠생명 소비자 상담실 주소를 가르쳐주며 "설계사가 처음 계약할 때 약관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했다는 의뢰를 하라"고 했다.

윤씨가 방송에서 알리안츠생명이 요즘 문제가 많다는 말을 건네자 지점장은 "설계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원금을 절대 돌려받을 수 없다. 노사간 문제 등 회사 운영상태가 불안해서 돈을 맡길 수 없으니 원금을 돌려달라고 이야기해라"고 했다.

이씨는 "설계사의 개념 없는 행동과 알리안츠의 얼굴인 지점장의 태도를 보니 더 이상 알리안츠생명을 믿을 수 없다"며 어이없어 했다.

이어 "어떤 사람이 자식의 대학 학자금으로 만기가 종신인 보험을 들겠냐. 경기가 불황인 시기에 피 같은 돈을 이자 때문에 마음대로 찾아 쓸 수도 없다. 납입하지 않으면 실효가 되고, 계속 불입할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고객이 아직 민원을 접수하지 않은 상태"라며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소비자보호부에서 고객에게 연락해 민원 접수에 대해 안내해드렸다. 사실관계 조사가 끝난 후 회사 입장을 말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소비자 윤씨는 지난 11일 "회사측과 원만한 협의로 원하는 보상을 마무리지었다"고 본지에 연락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