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홈쇼핑, 불량 제품 반품 요구에 경찰 불러"

"막가는 현대홈쇼핑 ~! 반말, 욕설로 소비자 위협"

2008-07-17     김미경 기자

현대홈쇼핑 납품업체 직원이 반품한 물건을 회수하러 와서는 욕설을 퍼붓고 경찰까지 불러 소비자를 아연실색케 했다.

인천 서창동에 사는 김모씨는 지난달 3일 현대홈쇼핑 방송을 보고 장식장과 수납장을 구입했다.

홈쇼핑 가구의 품질이 어떤지 몰라 장식장 상태를 보고 수납장을 구입하자는 생각에 장식장을 먼저 구입했고, 장식장의 상태가 그럭저럭 괜찮아 수납장을 추가로 구매했다.

그러나 수납장 배송기사는 "나는 배송기사지 설치기사가 아니다"며 물건을 현관 앞에 놓고 그냥 가려고 했다.

김씨는 "지난번 기사는  설치까지 해주고 갔다. 무거운 걸 저렇게 두고 가면 어떻게 하냐"며 일단 기사를 달래야겠다는 생각에 시원한 음료수를 대접했다.

기사는 음료수를 다 마시더니 대뜸 "내가 힘이 없으니까 아줌마가 밑에 좀 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기분이 언짢았지만 어쩔 수 없이 수납장을 끌면서 운반했다.

그런데 설치 기사는 설치가 끝났는데도 가지 않고 음료수 컵에 남아있던 얼음을 씹으면서 발코니 쪽으로 가더니 "층수도 좋고 경치도 너무 좋다"며 두리번거리기 시작했다.

집에 혼자 있었던 김씨는 "기사가 음흉한 눈초리로 15분가량을 침실과 거실을 두리번거리며 갈 생각을 하지 않아 너무나 무서웠다"며 "마침 전화가 와서 통화를 구실로 갈 것을 부탁하자 그제서야 마지못해 돌아갔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배송 기사가 가자마자 너무 놀란 김씨는 우황청심환을 먹고 나서 제품 상태를 보니 여기저기 땜질한 자국과 부딪혀 깨진 자국이 선명했다.

김씨는 현대홈쇼핑에 배송 기사의 태도와 제품에 대해 항의하며 반품을 요청했다.

그러나 얼마 후 종전 제품을 설치했던 그 문제의 기사로부터 "내가 가구를 회수하러 간다"는 전화를 받고 김씨는 너무 무서워 전화를 바로 끊어버렸다.

며칠 뒤 수납장 설치기사가 아닌 업체 직원 2명이 가구를 회수하러 왔다. 집에 혼자 있던 김씨는 무서운 생각에  10분 뒤 아들이 오면 문을 열어주겠다고 했지만 직원은 계속 벨을 누르며 문을 두드렸다.

아들이 와서 문을 열어주자 직원은 두 손으로 수납장을 팍 치며 욕설을 섞어 "여기 기스 하나라도 있으면 못 가져간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아들이 "원래 가구가 흠이 많아 반품을 했다"고 말하자 직원은 "몇 살이나 처먹었냐"며 아들 멱살까지 잡으려고 하더니 적반하장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되겠다"며 경찰을 불렀다.

마침 현대홈쇼핑에서 전화가 와서 김씨가 항의하니 업체 직원을 바꿔달라고 했고, 그 뒤 업체 직원은 아무 소리 안하고 제품을 수거해갔다.

경찰은 "가해자가 신고하는 건 처음 봤다. 얼마나 놀랬겠냐. 앞으로 이 사람들이 다시 올 수도 있으니까 바로 신고하라"는 말을 해주고 갔다.

김씨는 너무 기가 막혀 현대홈쇼핑 측에 전화해 "VIP 고객을 이런 식으로 상대해도 되냐. 왜 이렇게 적을 많이 만드냐"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일단 고객님한테 사과 말씀을 드렸다. 내부적으로 확인 결과, 배송기사는 3년 넘게 있었는데 문제가 한 번도 발생한 적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현대홈쇼핑 직원의 응대도 확인해봤지만 '컴플레인 걸었다는 사실을 배송기사에게 알리지 말라고 부탁해 사실확인이 어려웠다"며  "기사가 어떤 액션을 취한 건 아니기 때문에 정신적인 피해 보상은 어렵다. 100% 환불조치 및 여러 차례 사과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