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업용 외장하드, 따로 백업해두라고?

2008-07-16     백진주 기자

"백업용 외장하드 쓰면서  이중백업을 해 두라는 게 말이 됩니까?"

 

한 컴퓨터 외장하드 전문판매업체가 제품하자로 인한 자료훼손에 대해 나 몰라라해 소비자의 애를 태우고 있다.

서울시 봉천동의 양모씨는 지난 5월 29일 사용 중인 컴퓨터의 용량이 부족해 전문업체인 RT에서 외장하드를 15만원에 구입했다.

중요한 자료를 모두 넣어두었는데 6월 중순부터 인식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구입처로 제품을 보내 확인요청을 하자 “하드에 이상이 있어 인식이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자료를 복구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에 양씨가 자료복구에 대한 비용을 요청하자 “교환 및 환불은 가능하지만 자료 복구에 대한 비용은 지불할 수 없다”고 단박에 거절했다.

답답한 마음에 양씨가 직접 하드복구 전문업체로 문의하자 “분해를 해 봐야 구체적인 자료복구 비용을 알 수 있다”며 18~30만원을 예상비용으로 제시했다. 자료 복구에 외장하드 구입비용의 두 배가 필요하다는 사실에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양씨를 더욱 기막히게 한 건 RT의 반응이었다. 업체 측은 “왜 이중백업을 해두지 않았냐?”며 오히려 양씨를 질책했다.

이에 양씨는 “설계도면 등 중요한 자료들이며 다른 곳에서 백업받을 수도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백업하려고 구입한 외장하드를 이중백업해서 사용하라는 업체 측 주장이 말이 되느냐?”며 분개했다.

이어 “제품하자를 인정하면서 그에 따른 피해는 보상할 수 없다는 업체 측 억지주장을 납득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