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 `연구윤리 의무' 법률로 못 박는다
2008-07-17 김미경기자
연구자의 지위, 국가의 재정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명확해지는 동시에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국가가 지원한 연구비를 강제환수할 수 있게 되는 등 연구자의 권한과 책임이 한층 강화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학술진흥 및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개정안에 따르면 우선 법률 이름이 `학술진흥 및 학자금 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에서 `학술진흥법'으로 바뀌고 학자금 관련 조항들이 모두 삭제되거나 수정됐다.
이는 새롭게 제정될 `한국장학재단 설립 등에 관한 법률'에 학자금 관련 조항들이 규정되는데 따른 것이다.
학자금 관련 조항들이 없어진 대신 학술진흥, 연구윤리에 관한 조항들이 한층 강화되고 구체화됐다.
교과부는 새 법률안에 `연구자는 학술연구의 주체로서 자율성과 독자성을 갖는다'는 내용의 연구자 지위 조항을 신설해 연구자의 법적 지위, 권한을 명확히 했다.
`모든 연구자는 연구 윤리를 준수해야 하고 대학 등은 연구자가 연구윤리를 준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정부는 연구윤리 정착을 지원하고 촉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내용의 조항도 신설됐다.
그동안 연구윤리 및 부정행위와 관련해서는 옛 과학기술부 소관 시행령 또는 지침에 일부 내용이 규정돼 있었으나 연구자, 대학, 정부의 `연구윤리 의무'가 구체적으로 법률에 명시된 것은 처음이다.
법률안은 또 대학 등에 대한 정부의 연구경비 지원, 연구인력 육성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되 대학의 연구경비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연구결과 보고서 제출을 의무화하며 부정행위가 적발되면 연구비 지급을 중지하거나 강제환수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자가 연구비 환수 조치에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 또는 행정소송법에 의해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처리 절차도 명시했다.
지금까지는 연구비 환수에 대한 규정이 명확치 않아 환수 조치에 연구자가 불복할 경우 주로 민사소송을 통해 처리했었다.
이 법률안은 31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중 국회에 제출돼 늦어도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