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는 정유사와 주유소의 '밥'"
국제 유가 늑장 반영..올릴 땐 '토끼',내릴 땐'거북이'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인하해도 주유소는 소비자 판매 가격을 내리지 않다가 정유사가 올리면 주유소도 번개 처럼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SK에너지등 정유사들은 국제 유가 하락세를 국내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폭리를 취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폭등하는 유가 때문에 가계.기업.정부등 경제주체들이 모두 비명을 지르고 있는 상황에 정유 회사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정유사가 석유대리점과 자영주유소에 판매한 휘발유의 평균 가격(잠정치)은 6월 넷째 주에 ℓ당 1천764.44원으로 6월 첫 주(1천780.34원)에 보다 ℓ당 15.90원 떨어졌다.
그러나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6월 넷째 주 ℓ당 1천906.83원으로 6월 첫째 주의 1천907.08원에 비해 ℓ당 겨우0.25원만 내렸다.거의 내리는 시늉만 했을 뿐 변동이 없었다.
경유도 마찬가지다. 6월 넷째 주 정유사 판매가격은 ℓ당 1천746.47원으로 6월 첫째 주(1천792.95원)보다 46.48원 내렸다. 그러나 같은 기간 주유소 판매가격 폭은 10.51원(첫째 주 1천917.03원, 넷째 주 1천906.52원) 에 그쳤다.
올릴 때는 반대다. 정유사가 판매가격을 인상하면 주유소도 가격을 곧바로 올려 팔고 있다.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7월 첫째 주 ℓ당 1천779.71원에서 둘째 주 1천823.11원으로 올리자 주유소 판매가격은 첫째 주 1천907.30원에서 둘째 주 1천922.76원, 셋째 주 1천948.72원 등으로 속등했다.
경유값도 그렇다. 정유사가 7월 첫째 주에 ℓ당 1천764.80원에서 둘째 주에 1천817.33원으로 올려 받자 주유소 판매가격은 첫째 주 1천905.93원에서 둘째 주 1천919.88원, 셋째 주 1천944.60원까지 급등했다.
국제 석유제품가격은 2주 정도 시차를 두고 국내 판매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잇다.그러나 SK에너지등 정유사들은 최근 국제가격 하락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휘발유(옥탄가 92 기준)의 본선인도(FOB) 가격은 7월 첫째 주에 배럴당 145.70달러에서 셋째 주에는 137.30달러로 5.8% 하락했다. 그러나 정유사의 7월 셋째 주 판매가격은 둘째 주에서 별다른 조정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싱가포르 현물시장 시황을 반영하면 7월 셋째 주에 정유사의 휘발유 판매가격은 ℓ당 50원 정도 인하할 여지가 있지만 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