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산'은 'GMO원료'와 동의어?"

대다수 유명 제품'GMO'표기 없어.."알 권리 침해"

2008-07-25     백진주 기자

미국교포인 소비자 박모씨는 최근 한국으로 휴가를 나와 친구들과 함께 캠핑을 갔다.

캠핑장에서 간단한 먹을 거리로 오뚜기 쇠고기 스프를 사갔던 박씨는 스프를 끓이려다 포장의 원료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주요 원료가 쇠고기, 밀가루, 옥수수 3가지 였는데 쇠고기는 뉴질랜드산, 밀은 미국산/호주산이라고 표기했으면서 옥수수는 수입산이라고 표기돼 있었던 것.(사진 참조)

미국에서는 수입산 원료에대해서는 반드시 수입국을 표기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그저 '수입산'이라고만해도 통하는 사실이 당황스러웠다.


박씨는 "옥수수의 경우 수입국이 미국인지 중국인지를 표기해야 원료의 GMO혼입 여부를 소비자들이 어느정도 인지할수있다. 이같은 애매한 표기는 소비자들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오뚜기의 이 제품은 수 많은 사례 가운데 하나다. 이 회사는 국내 최고의 우량 식품 회사로 꼽히고 있다. 그런 데도 불구하고 이같은 불만이 나오고 있다. 선두기업 답게 자신 있으면 '수입산'이란 표현을 쓰지 말고 매일유업 처럼 "GMO 원료를 쓰지 않습니다"라고 당당하게 발표해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가공식품이 마찬가지다.최근 미국산 쇠고기, GMO(유전자변형생물체) 등으로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식품원산지표기'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기업 식품 관련 업체들이 수입 원료를 쓰면서 포장재에 상세한 원산지를  표기하지 않아 소비자의 식탁 불안을 가중시킨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지난 5월 미국산 GMO옥수수가 국내에 본격 수입, 국내 가공식품업체들에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소비자들은 옥수수 가공식품의 원산지 표기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현재 시중에서 흔히 유통되는 유명업체 가공식품들을 구입해 제품의 원산지표기를 살펴보면 '옥수수(수입산), 콩(수입산)'라고 표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원재료의 수입국인 어디인지를 알 수 없게 돼있다..

원산지만이라도 정확하게 표기될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GMO식품 여부를 추정할 수있다.

미국산 옥수수나 콩의 경우 대부분 GMO 식품이기 때문에 원산지표기만 정확해도 소비자들의 알권리가 상당수준 충족된다는 논리다. 


결국 식품 불투명한 원산지 표기와  함께 'GMO표시제'마저 사실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소비자들의 식탁이  GMO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 


'GMO표시제'란 유전자를 조작하여 생산성을 강화,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해당 농수산물에 유전자변형 농수산물임을 표시하는 제도로 우리나라의 경우 식재료에 GM작물이 3%이상 혼입될 경우 'GMO'를 표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유럽연합·일본·뉴질랜드등 나라와 함께 GMO표시제를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GMO의 대표격인 콩,옥수수의 자급률이 7%, 0.7% 에 불과한데 반해 국제적으로 GMO콩과 GMO옥수수의 생산비율은 늘어나고 있어 GMO 제품에 대한 노출 수위는 점차 커지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제품 포장재의 '식품원산지표기'를 통해 식품성분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가지고 제품을 선별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현재 '식품원산지표기'기준은 '최근 1년에서 3년간 연평균 3회이상 원료의 수입국이 변경될 경우 '수입산'이라고 쓸수 있다'는 규정에 따른다.

이는 이전의 경우 원산지표기에 대해 문제제기된 바가 없었고 가공업체의 경우 원재료의 수입국이 변경될 때마다 포장재를 변경해야 하는 비용문제에 따른 것이다.

1994년부터 '식품원산지표기'를 담당해온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전혀 문제제기된 바가 없었던 부분인데 최근 미국산 쇠고기,GMO등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포장재등으로 인한 비용문제가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간다는 문제는 남는다. 하지만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있는 지금 기존 규정에 대한 검토시기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