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 내전 1급 전범용의자 '라도반 카라지치'체포!

2008-07-22     정수연 기자

보스니아 내전 당시 이른바 '인종청소'의 주범으로 13년간 국제사회의 수배를 받아온 라도반 카라지치가 전격 체포됐다.

"검게 염색한 머리와 길게 기른 수염의 카라지치는 여행용 가방을 메고 어디론가 떠나는 행색이었으며 아무런 저항 없이 체포에 응했다"

보스니아 내전의 1급 전범 용의자 라도반 카라지치의 체포 당시 정황에 대해 세르비아 일간 폴리티카 지(紙)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이같이 묘사했다.

또 그는 체포 당시 위조 신분증을 갖고 있었다는 보도도 있다.

그러나 세르비아 당국은 21일 짧은 성명을 통해 그의 체포 사실만 전했을 뿐 구체적인 체포 시점과 장소, 정황에 대해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같은 상황이다보니 체포시점과 체포장소에 대한 분분한 `설'들이 쏟아지고 있다.

AP는 세르비아의 한 경찰 소식통을 인용, 해외 정보기관의 첩보를 전달받은 보안요원들이 그의 안가에 대한 수 주간의 잠복근무 끝에 교외에서 그를 체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체포장소의 경우 베오그라드 중심의 공동주택이라는 보도와 교외의 버스 내에서라는 보도가 엇갈리고 있으나 베오그라드 근처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카라지치의 법정대리인인 스베타 부자치치 변호사는 카라지치가 지난 18일 오전 9시30분께 버스에서 체포됐으며 21일 법정에 나설 때까지 갇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경찰 배지를 제시한 뒤 그를 감금했으며 이는 명백히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3년간의 도피 과정에서 카라지치는 머리를 깎은 채 그리스정교의 수도승으로 위장, 보스니아와 세르비아, 몬테네그로 산악지대를 전전한다는 설이 제기돼 왔으며 일각에서는 그가 러시아로 도피했다는 설도 나왔다.

카라지치가 마지막으로 공식적인 장소에서 모습을 보인 것은 국제형사재판소가 그를 기소한 지 1년이 지난 뒤 보스니아계 세르비아인들의 군사거점이던 '한 피제삭'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서다.

그는 또한 지난 2005년 몬테네그로의 닉시치 마을의 한 음식점에서 부인과 식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