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 완화' 기대감...강남 아파트 매물 회수 조짐

2008-07-27     뉴스관리자
정부와 여당이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 완화를 추진하면서 강남권 아파트 시장에 미세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공시가격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주택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하락세가 멈췄고,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거나 호가를 올려 내놓고 있다.

아직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어 실제 거래는 뜸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후속 조치에 따라 상승세로 반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의 경우 재산세, 종부세 완화로 집값이 오를 것을 기대한 집주인들이 일부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이 아파트 112㎡의 경우 평소 7~8개였던 매물이 종부세 기준이 9억원으로 상향조정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지난 주말 4개로 줄었다.

   가격도 10억2천500만원짜리 급매물이 10억4천만원으로, 10억4천만원짜리는 10억6천만~10억8천만원으로 각각 1천500만~4천만원 가량 호가가 올랐다.

   이 주택형은 기준층 공시가격이 8억6천만원대로 정부가 종부세 기준을 9억원으로 올리면 과세 대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공시가격이 9억8천만~10억원이 넘는 115㎡와 119㎡는 가격과 매물 모두 변동이 없다.

   S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는 투기성격이 강해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하지만 매수자들이 꿈쩍 않고 있어 며칠 동안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도 공시가격이 7억400만원 안팎인 49㎡의 일부 매물이 회수되는 분위기다. 최근 43㎡형 1가구는 시세보다 1천만~2천만원 싼 7억2천만원에 거래가 성사됐다.

   N공인 대표는 "세제완화 방침 이후 일단 가격 하락세는 멈춘 것 같고, 매도 예정자들은 세제 완화 수위를 봐가며 팔겠다며 매도 시기를 늦추고 있다"며 "다만 매수자들이 관망하고 있어 상승 추세로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일반 아파트인 서초구 잠원동 롯데캐슬 한 가구도 지난 주말 계약 직전까지 갔으나 재산세, 종부세 완화 방침이 발표되자 집주인이 가을 이후에 팔겠다며 매물을 회수했다.

   잠원동 Y공인 사장은 "아직 호가는 그대로지만 집주인들이 세제 완화를 기대해 당장 급매물로 팔 필요는 없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거래하는 K공인 대표는 "종부세 과세 기준일이 지난달에 지나서 그런지 매수, 매도자 모두 별다른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강북지역 아파트도 세제 완화 영향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

   공시가격 6억원이 넘는 종부세 대상이 거의 없고, 올해 이 지역 아파트의 공시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상당수가 재산세 한도액(전년도 세액의 50%)에 걸려 있어 과표적용률을 낮춰도 실제 세금 인하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노원구 상계동 P공인 관계자는 "재산세 부담이 강남만큼 크지 않고, 세제 인하 혜택도 적다 보니 매수, 매도자 모두 시큰둥한 반응"이라며 "강북은 양도세나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가 인하돼야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소장은 "경제 침체 우려와 대출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에 갑자기 가격이 급등하거나 거래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정부와 정치권의 세제 완화 범위와 추진 속도에 따라 가격이 불안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