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자동차 단지 '미끼'로 유인, 이런 짓을..."

2008-07-29     이경환기자
대형 자동차 매매단지에서 고장난 차량을 판매한 뒤 소비자의 불만을 묵살해 물의를 빚고 있다.

경남 양산에 살고 있는 김모씨는 지난 14일 시중가에 비해 턱 없이 싼 값에 인터넷 쇼핑몰에 올라 와 있는 베르나 차량을 보고 몇 시간에 걸쳐 상경해 서울강남매매단지를 찾았다.

힘들게 찾아 간 매매단지에서 김씨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차량은 대부분이 '미끼'라는 뜻 밖의 얘기를 듣게 됐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차를 보러 오지 않기 때문에 터무니 없이 싼 가격에 차량을 인터넷에 올려 놓고 매매단지를 찾은 고객에게 다른 차량을 사도록 유도한다는 것.

허탈하기도 했지만 서울까지 온 만큼 다른 차량이라도 보겠다고 하자 한 매매상은 김씨에게 200만원대의 아토스를 소개했고 초기 예상 금액과 비슷해 차량을 구매키로 했다.

별 문제 없이 서울에서 경상남도까지 차량을 끌고 온 김씨.

며칠 뒤 날씨가 더워지면서 에어콘을 켜자 더운 바람만 나오는 것이었다. 김씨는 에어콘 가스가 부족하다고 판단, 대수롭지 않게 정비소를 찾았다.

그러나 정비소에서는 사고났던 부분이 제대로 수리가 안 돼 차량의 라디에이터까지 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수리비 20만원 가량이 든다고 했다.

단순히 에어콘 가스만 주입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햇던 김씨는 차량을 구입한 매매상에게 전화를 걸어 수리가 가능하냐고 묻자, 엔진과 미션이면 수리를 해주지만 소모품은 규정상 수리를 해줄 수 없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김씨는 "차량을 구입할 때부터 고장 나 있었던 것을 규정을 앞세워 수리해 줄 수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고장 난 차량을 돈 주고 사라고 하면 어느 누가 구입 하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매매상은 "중고차로 판매 되기 전 정비를 모두 마치기 때문에 고장 난 상태에서 판매가 됐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며 "당사 규정상 소모품에 대해서는 차량이 판매 된 후 교환이 안되는 상태"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