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아이시스 생수에 모래..."우리물 아냐"
"실명을 밝혀도 상관없고 경찰조사를 받아도 좋습니다. 진실만 밝혀주세요."
롯데칠성의 아이시스 물에서 발견된 모래 이물질에 대한 원인규명이 미궁에 빠져 소비자를 애태우고 있다.
서울 내발산동의 최모씨는 지난 7월 8일 남이섬으로 가족여행을 떠났다. 섬 안에 있는 마트에서 롯데 아이시스 생수를 구입했다. 적당히 얼어있는 생수통에 빨대를 꽂아 24개월짜리 딸아이가 마실 수 있도록 했다.
300m가량 산책을 하던 중 최씨의 아내가 딸이 마시던 생수를 한 모금 마시더니 "물 안에 뭔가가 있다"고 얘기했고 물통을 살펴보자 밑바닥에 뭔가 가라앉은 게 보였다. 놀란 최씨가 마셔보자 서걱거리는 느낌이 영락없는 모래였다.
어린 딸이 빨대를 통해 바닥에 있는 모래를 고스란히 마셨다 생각하니 너무 기가 막혔다. 최씨의 딸은 당시 안전띠를 착용한 채 유모차에 타고 있었고 중간에 물통을 떨어트리거나 다른 물을 주입하지도 않았다.
혹시 실수로라도 주위에서 모래가 유입된 걸 아닌지 살펴봤지만 생수병 외관과 생수병 주둥이 어디에도 흙이나 모래의 흔적은 없었다.
우선 다른 가게에서 생수를 구입해 딸에게 주고 산책을 계속했고 2시간 후쯤 구입 마트로 돌아와 제품 상태를 판매자와 함께 확인했다. 남이섬 관리 팀장도 제품 이상을 인정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남아있는 얼음 덩어리 속에도 모래 알갱이가 드문드문 박혀 있었다. 최씨는 '제조과정상의 유입'이라 확신했다.
최씨는 휴가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와 롯데칠성 측에 문의했다. 22일 롯데칠성 품질환경팀 담당자가 방문했으나 2시간동안 "제조과정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반복했다.
이어 담당자는 문제의 생수를 수거해 가려 했으나 최씨는 "업체가 아닌 공인된 기관(식약청이나 관리관청)에 의뢰할 것"이라며 거부했다. 담당자는 다시 시료검사를 위해 일부분만이라도 수거할 것을 요청, 소량을 건네줬다.
다음날 롯데칠성측은 최씨에게 "이물질은 모래이고 제조과정상 절대 들어갈 수 없는 물질이다. 더우기 문제의 생수 시료 검사결과 롯데에서 생산하는 물과 성분이 전혀 다른 제 3의 물"이라고 통보해 왔다.
이에 최씨는 "일부러 물에 모래를 넣고 억지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는 식의 얘기도 들었다. 내 딸아이에게 부끄럽게 살지 않는다. 실명이 거론되어도 좋고, 경찰조사를 받아도 좋다"며 분개했다.
이어 "롯데 아이시스 생수통 속 물이 '제 3의 물'이라고 하면 대체 어떻게 이해하란 소리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계절에 관계없이 대량 소비되는 게 생수다. 보상 따위는 언급한 적도 없다. 우리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기에 이 사건의 진상을 알고 싶을 뿐이다"라고 거듭 원인규명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업체 측 관계자는 "시료검사 결과 롯데칠성 생산제품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남이섬 안 판매점의 동일 제품을 모두 확인하고 동일 제조일자의 제품을 모두 확인했지만 모래 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업체 측 결과를 납득키 어려웠던 최씨는 원인규명을 위해 '청와대 신문고'에 의뢰했고 현재 경기도청 상하수 관리과에서 해당제품을 수거, 조사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