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영-이완, 영화제의 얼굴 트레일러 출연해 눈길!
리더필름이라고도 불리는 트레일러는 모든 초청작의 상영 전 선보여지는 영화제 대표 영상물. 그동안 영화제 콘셉트에 맞춰 1분 안팎의 짧은 애니메이션이나 간단한 실사 영상으로 제작됐지만 최근 영화제들은 평범한 홍보물과 차별화한 트레일러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새로운 트레일러들은 영화제의 정체성을 충분히 드러내는 동시에 영상예술로서의 개성도 살린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거듭나고 있다.
트레일러는 보통 배경음악을 깔고 별다른 대사없이 간결하게 진행되지만 8월 14~19일 열리는 제4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는 반대로 배경음악을 버리고 배우들의 대화로만 채워진 독특한 형식의 트레일러를 내놨다.
트레일러에서 주연 배우 이완과 유인영은 햇살 따스한 날 버스에 앉아 사랑과 영화에 관한 풋풋하고 시적인 대사를 독백하듯 읊는다. 영화제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주지 않고도 따사로운 사랑 같은 영화들을 선보이겠다고 소개하는 것.
8월 20~26일의 디지털 영화제 '시네마 디지털 서울(CinDi) 2008'은 지난해 소설가 김영하에 이어 올해도 비(非)전문가에게 트레일러 메가폰을 내줬다.
촬영부터 편집까지 모든 연출 과정을 도맡아 디지털 영상물을 만든 감독은 '공무도하가'의 가수 이상은. 예전에 영상 연출을 해본 경험이 전혀 없는 이상은은 '서울을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주제로 홍대 거리를 촬영, 전문 영화인과는 전혀 다른 영화세계를 선보였다.
25일 폐막식을 가진 제12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의 트레일러는 아예 액션영화의 예고편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꽃미남 연쇄테러 사건'의 이권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짝패'의 여배우 김효선이 출연한 트레일러는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가 음침한 그늘이 드리워진 도시를 구원한다는 기승전결 갖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 나름대로 큰 규모의 액션도 선보인다.
트레일러의 변신은 포스터와 트레일러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홍보 수단이 없는 영화제들의 자구책이다. 그러나 영화제 총예산을 생각하면 트레일러에 많은 예산을 쏟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영화제의 고민은 크다.
최근 열린 기자회견에서 JIMFF 트레일러를 연출한 채은석 CF 감독은 "대학 동기인 조성우 집행위원장이 전화를 걸어 예산이 500만원뿐인데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묻더라. 겉으로 보면 돈이 많이 안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클로즈업 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화면 안에 영화와 음악, 사랑을 모두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