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팔때는'날고' AS는 '기고'"
부품 인력 태부족...소비자들 폭염에 뿔났다.
폭염이 연일 계속되면서 에어컨 고장으로 때아닌 비지땀을 쏟고 있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성수기를 맞아 AS 신청이 폭주하고 있지만 업체들이 제때 소화하지 못하면서 소비자들을 찜통더위속에 가둬놓고 있는 것.
업체마다 수천에서 수만명의 AS 대기자들이 에어컨 수리를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어서 "여름내내 폭염을 몸으로 막아야 하느냐?"는 소비자들의 원성이 끓고 있다.
이같은 AS 지연은 서비스센터가 많지 않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해서 '지방 소비자 푸대접'이라는 고질 민원도 다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서비스센터에서는 이처럼 AS민원이 밀리는 틈을 타 과도한 AS비를 요구한다는 불만도 터지도 있다.
# 사례1=지난 2003년 6월경 위니아만도의 벽걸이에어컨를 구입한 소비자 최모씨는 에어컨 AS를 받는데 9개월 걸린 어이없는 과정을 본지에 제보했다.
최씨는 작년 여름 더위 막바지인 7월경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질 않아 AS를 신청했다. AS센터 직원이 찾아와 점검을 하더니 부품이 없다며 부품을 확보하면 다시 오겠다는 말만 남겨 놓고 돌아갔다 그러나 그 뒤론 감감무소식이었다.
더위를 못견뎌 답답한 최씨가 다시 전화했지만 "부품이 없어 본사에 연락해 볼 테니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결국 힘겹게 작년 여름을 보내고 올들어 지난 4월 날씨가 더워지자 최씨는 다시 부랴부랴 AS센터에 수리요청을 했다. 그러나 작년과 같이 "부품이 없다"는 말만 되돌아왔다. 최씨는 "대기업이라 믿고 구매했는데 AS가 이처럼 무책임할수있냐"며 본지에 무성의한 위니아 만도의 AS실태를 고발했다.
결국 본지에 이같은 내용이 기사화된후 최씨는 9개월만에 어렵게 에어컨 수리를 받을 수있었다.
#사례2-송파구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노모씨는 매일 계속되는 폭염속에서 학원에 있는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해 아예 학원문을 닫아야할 처지에 있다.
에어컨이 고장나 삼성전자서비스센터에 AS를 신청했으나 보름이 넘도록 담당직원의 방문은커녕 전화를 하면 바쁘다는 핑계로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리기 까지 했다.
노씨는 “성수기여서 바쁠 거라고는 예상이 되지만 이 폭염을 견뎌야 하는 고객들의 입장도 헤아려 주어야 하는 것 아니냐. 성수기에 대비해 인력과 장비를 늘리는 배려가 아쉽다"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사례3-LG전자의 에어컨을 3년째 쓰고 있는 소비자 김모씨는 지난 6월 에어컨이 고장나 제조회사에 수리를 의뢰했다. AS센터 담당자는 “콤프레서에 이상이 있으니 교체해야 한다”며 “AS기간 3년이 경과했으니 유상수리비 30만원을 내라”고 수리비를 청구했다.
김씨는 “에어콘을 설치한지 3년이 되었지만 2번의 여름을 지나 실제 사용한 기간은 매년 2개월 정도로 총 4개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수리비를 30만원을 부담하라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측은“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서비스 상담 및 엔지니어 점검 서비스가 지연되고 있다. 수리에 들어가는 부품도 물량이 많이 부족하긴 하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조직과 인력을 풀가동하고 있다”며 양해를 당부했다.
LG전자측도 “이런 상황에 대비해 매년 4∼5월경이면 ‘에어컨 사전점검’ 행사를 무료로 실시한다”며 “소비자가 미리 사전점검을 신청하면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