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악~다친 손목 반대쪽을 수술"...황당한 의료사고

2008-08-07     뉴스관리자
왼쪽 손목을 다친 환자가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대에 올랐는데 의사는 환자의 오른쪽 손목을 수술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부산의 한 병원에서 벌어졌다.

   약 두달 전 직장에서 넘어져 왼쪽 손목 삼각인대 중 하나가 끊어지는 부상을 입은 정모(31) 씨는 지난달 30일 부산 수영구의 A병원에서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을 받았다.

마취에서 깨어난 정 씨는 두 눈을 믿을 수 없었다. 수술자국이 왼쪽 손목이 아닌 오른쪽 손목에 나 있었기 때문이다.

   놀란 환자 가족들이 병원에 확인한 결과 정 씨는 왼쪽 손목인대 접합 수술이 아닌 오른쪽 손목 관절경 수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환자 가족들은 병원 측에 사과와 2천만원의 보상을 요구했으나 병원은 지나친 요구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정 씨의 형(40)은 "환자의 멀쩡한 부위에 칼을 대놓고도 병원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며 "의료사고가 명확한 이상 병원이 정당한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병원 측은 환자의 의료차트와 실제 수술부위를 확인하지 않은 책임은 인정하지만 환자 가족의 요구는 지나치다는 입장이다.

   A병원 관계자는 "환자와 가족들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의학적으로 볼 때 관절경 수술은 큰 후유증이 남지 않는다"며 "잘못 수술한 부위와 왼쪽 손목을 무상으로 치료해주고 소정의 위로금을 지불하는 정도가 수용가능한 선"이라고 밝혔다.

   환자 가족들은 일주일 간의 협상에도 병원과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6일 수술을 담당한 의사를 경찰에 고소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