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양태영 "아테네 올림픽서 맺힌 한(恨)이번에 다 풀 것"
남자 체조대표팀 맏형 양태영(28.포스코건설)이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쌓인 한(恨)을 풀 기회를 잡았다.
이주형 대표팀 감독과 대한체조협회는 11일 회의를 거쳐 베이징올림픽 개인종합에 나설 선수로 김대은(24.전남도청)과 양태영을 확정했다.
둘은 아테네올림픽 개인종합에서 각각 은, 동메달을 땄다. 양태영은 금메달을 눈 앞에 뒀지만 심판이 스타트점수를 잘못 매기는 오심을 범하는 바람에 폴 햄(26.미국)에게 우승을 빼앗겼던 아픔이 있다.
9일 끝난 단체전 예선에서 14일 개인종합 결선에 진출할 24명이 결정됐다. 대표팀에서는 김대은이 마루운동-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 6종목 합계 92.400점으로 3위를 차지했다.
김수면(22.한체대)이 89.900점으로 18위, 양태영은 89.300점으로 22위에 올랐다.
결선에는 한 나라당 두 명 밖에 출전할 수 없어 대표팀은 3위로 좋은 성적을 올린 김대은은 차치하고 김수면과 양태영을 놓고 출전자를 고심한 결과 경험도 많고 세계 심판들에게 널리 알려진 양태영을 최종 낙점했다.
김동민 협회 전무는 "메달권에 근접한 선수를 결선에 내보내야 했기에 양태영으로 결정했다. 맏형 양태영이 12일 단체전 결선과 14일 개인종합 결선, 19일 평행봉 결선 등에서 대표팀에 메달을 안겨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4-6살 어린 후배를 이끌고 있는 양태영은 대표선발전에서 개인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체력과 기술에서 아직도 국내 최고다. 특히 지난해 프레올림픽 개인종합에서 2위에 올라 올림픽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러나 개인종합은 중국 체조황제 양웨이(28)가 워낙 독보적이라 금메달이 쉽지 않다.
최대 4관왕에 도전하는 양웨이는 93.875점을 획득, 예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독일의 파비안 함뷔헨(92.425점)이 김대은보다 0.025점 높아 2위를 차지했고 고키 사카모토(5위), 도미타 히로유키(6위) 등 일본세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결선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하면 상황은 얼마든 바뀔 수 있다. 4년 전 아테네올림픽에서 우승이 확실했던 양웨이는 철봉에서 큰 실책을 범해 7위로 밀렸고 덕분에 양태영, 김대은이 메달을 딸 수 있었다.
변수는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어 양태영이 실력으로 메달을 딸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봉 금메달리스트 김대은은 단체전 예선에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았음에도 마루운동과 링, 평행봉에서 양웨이를 앞서 조심스럽게 금메달을 점쳐볼 만도 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