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진갑용 "사형수로 끌려나가는 느낌이었다"
2008-08-24 스포츠 연예팀
한국 야구대표팀의 주장이자 입담꾼 진갑용이 지난 23일 쿠바와의 결승전에 대해 당시 긴박했던 순간을 생생하게 전했다.
진갑용은 24일 오전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결승전 9회말 강민호의 퇴장으로 긴급 투입될 당시의 심정을 밝히며 마른 침을 연신 삼켰다.
지난 23일 한국-쿠바의 결승전이 열린 중국 베이징 우커송 야구장. 3-2로 앞선 한국의 9회말 수비 때 쿠바 선두 타자 올리베라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엔리케스의 희생 번트로 만든 1사 2루서 세페다와 벨의 연속 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포수 강민호(23, 롯데)가 볼 판정에 대해 항의하자 주심은 퇴장 명령을 내렸다. 위기에 빠진 한국은 정대현(30, SK)-진갑용(34, 삼성)으로 배터리를 교체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장이 어려웠던 진갑용은 정대현과 호흡을 맞추며 구리엘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 사상 첫 올림픽 야구 금메달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어 진갑용은 살떨리는 순간에 투입된 데 대해 "사형수로 끌려나가는 느낌이었다"면서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막아야 하나 막막한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굳게 마음 먹고 결단을 내렸다. "민호가 퇴장당하면서 나한테도 영광의 자리가 오는구나 했다"면서 "부상을 입었지만 상대가 번트나 파울볼을 치더라도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며 당시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