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간첩 원정화, 미인계로 군사기밀 빼내
탈북자로 위장한 여성 간첩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돼 충격을 주고 있다.
27일 수사당국에 따르면 특수부대 훈련을 받은 경력이 있는 원정화(34)는 지난 2001년 10월 입국한 뒤 자신이 탈북자라며 국정원에 자수했고, 정착지원금을 받은 후 자신의 거주지 수원 인근 군부대 장교들을 성(性)로비로 포섭해 이들로부터 입수한 군사기밀을 이메일을 통해 북한에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화는 2001년 10월 재중 북한 보위부로부터 남한 침투 명령을 받고 조선족으로 위장해 국내로 잠입, 이후 경찰관 최모씨와 결혼한 뒤 같은 해 11월 국정원에 탈북자로 위장 자수했다.
이후 수도권내 군부대에서 안보교육활동(강연)을 하면서 국 장교들과 접촉해 탈북자 명단과 군부대 시설을 촬영한 사진과 군사지도, 무기정보, 군 관련 서류 등을 입수, 중국에 있는 북한 보위국간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 국군기무사와 국정원 등 합수부는 원정화가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거주지를 파악하거나 정보기관 요원 두 명을 살해하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한 원 씨가 간첩인 줄 알고도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황모 대위를 구속기소하고, 원정화와 함께 중국에서 무역업을 하며 간첩활동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양아버지 63살 김모 씨도 구속기소된 상태다.
또 원정화가 중국에서 탈북자 백여 명과 한국인 사업자 7명을 납치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이들의 신원을 확인중에 있다.
남파 간첩이 적발된 것은 1996년 3월∼1998년 1월 3차례 국내에 잠입한 정경학씨 이후 10년 만에 발생한 것이어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