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대출자.중국 유학생 '골병'

2008-09-02     뉴스관리자
엔화대출이 6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지만 최근 원화가 미국 달러화는 물론 일본 엔화에 대해서도 초약세를 보이면서 엔화대출자들이 환차손을 입을 위험에 처했다.

   원화가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10개월 간 26% 가량 절하되면서 중국 유학생들의 부담이 급증하고 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 국민,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5개 시중은행의 엔화대출 잔액은 지난 달 말 현재 9천129억 엔으로 전월보다 109억엔 증가했다.

   이들 은행의 엔화 대출은 지난 3월 말 1년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뒤 계속 늘고 있으며 6개월 간 증가 규모는 500억 엔에 달하고 있다.

   엔화대출은 대출금리가 연 3.5% 수준으로 원화대출의 절반이어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지난 3월 중순 100엔당 1,070원대였던 원.엔 환율이 지난 달 초 92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환차익의 기회가 생긴 점도 엔화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엔 환율이 한 달 새 100원 이상 급등하면서 최근 신규로 엔화대출을 받은 고객들은 환차손을 입을 위험에 처했다.

   외환은행 고시환율 기준으로 원.엔 환율은 1일 100엔당 1,028.48원을 기록하면서 반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달 7일 927.46원에 비해서는 101.02원 치솟았다. 엔화대출로 50억 원을 빌린 경우 원.엔 환율이 100원 급등하면 갚아야 할 원금이 5억4천만 원 가량 늘어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환리스크 관리가 잘 되지 않는 기업이 단지 금리가 낮다는 이유로 엔화대출을 받을 경우 엔화 상승시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화가 위안화에 대해 10개월 째 약세를 지속하면서 중국 유학생들도 발을 구르고 있다.

   원.위안 환율은 작년 10월 말 120.62원 수준에서 급등세를 보이면서 1일 현재 162.95원을 기록하고 있다. 위안화에 대한 원화 절하율이 26.0%에 달하면서 은행을 통해 중국에 4만 위안을 송금하는 데 드는 비용이 10개월 전보다 170만 원 가량 늘어나게 됐다.

   외환은행 중국 상하이(上海)지점 관계자는 "달러화 가치와 위안화 가치의 동반 상승으로 미화 1천 달러를 송금받을 경우 작년 말 7천304위안 정도를 받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6천832위안 밖에 안된다"며 "중국에 유학 온 학생들이 위안화 절상에 따른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한국에 있는 부모에게 추가송금을 요구하지 못한 채 생활비를 줄여가면서 생활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