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소비15% 줄어 ..'긁어라 긁자' 바람 꺾여
급증세를 이어왔던 가계의 해외지출이 상반기에 15% 줄어들면서 환란후 최대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전체 가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게 떨어졌다.
이는 경제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데다 고물가와 고환율이 나타나면서 가계의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한국은행의 `가계의 목적별 최종소비지출' 국민소득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가계의 해외소비지출액은 7조6천5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9조441억원에 비해 15.3%인 1조4천억원이 줄었다.
해외지출이 감소한 것은 2003년 이후 5년만에 처음이며 감소폭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10년만에 가장 크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해외소비 지출액은 외환위기 충격으로 지난 97년 3조4천180억원에서 98년 1조2천626억원으로 63.1% 급감했다. 그러나 이후에는 99년 1조7천414억원, 2000년 2조9천183억원, 2001년 3조1천927억원, 2002년 4조8천855억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2003년에는 카드사태 등으로 인해 4조3천334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곧바로 급증세로 돌아서 2004년 5조1천367억원, 2005년 6조5천452억원, 2006년 8조1천987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9조원을 넘었다.
가계의 최종 소비지출에서 해외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1.02%에서 2000년 2.05%, 2004년 3.06%, 2006년 4.53%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4.80%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해외소비지출이 줄면서 전체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95%로 뚝 떨어졌다.
해외지출이 감소한 것은 고유가와 고물가 등으로 경제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국내 민간소비는 물론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도 위축된데 따른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내국인의 작년 동월대비 해외여행객 증감률은 5월 -0.7%, 6월 -5.6%, 7월 -12.5%등으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분기 957원, 2분기 1,018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9%, 9.6% 급등한 점도 해외 소비여력을 줄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