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값'꿈쩍'안해..미국산'울상',호주산'스마일'

2008-09-10     뉴스관리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산지 소값 하락에도 추석 특수를 맞아 한우 가격이 좀처럼 내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저렴한 호주산 쇠고기가 호재를 누리고 있다.

   호주산 쇠고기는 한우의 높은 가격과 미국산 쇠고기 판로 경색의 틈새를 이용,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 을 끌어들이면서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량과 가격이 모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량이 늘고 있지만 백화점과 대형 마트 등에서 판로가 막히는 바람에 아직 대중화 단계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수입업체들은 직영점을 통한 판매 확대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역부족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추석 유통가 한우-호주산 '맞대결' =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지 않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마트에서는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명절 때에는 조상에 차례상에 올릴 쇠고기로 수입산 보다 한우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 올해는 경기침체로 지갑이 얇아진 서민들의 호주산 쇠고기 수요도 적지 않은 실정이다.
이런 이유로 대형 마트에서는 판매 비중에서는 한우가 높지만, 호주산 쇠고기의 약진이 두드러지고있고 가격까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이마트에서는 8월 한우 판매량이 지난해에 비해 8% 가량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호주산 쇠고기 판매량은 28%나 급증했다.

   한우 가격은 9월 첫째주 등심(1등급)이 100g당 6천550원, 안심(1등급) 6천450원으로, 8월에 비해 변동이 없었지만 호주산 쇠고기(냉장)는 척롤 100g이 1천580원으로 8월 1천480원 보다 100원이 올랐고, 척아이롤은 8월 1천689원에서 1천880원으로 200원이나 뛰었다.

   호주산 쇠고기 LA식 갈비는 100g당 2천580원으로 8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이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는 9일 현재 한우와 호주산 쇠고기의 판매 비중이 74.4% 대 25.6%로 한우 판매가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고 있다. 7월, 8월에는 한우 판매비중이 55% 가량으로 44% 가량으로 한우-호주산 쇠고기 비율이 비슷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명절을 맞아 조상에 올리는 제수용 쇠고기만은 한우를 사용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형 마트와 달리 주로 고소득층을 고객으로 최고급 한우를 취급하는 백화점에서는 '뜨는 한우, 지는 수입육'의 양상을 보이면서 호주산 쇠고기가 들어설 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8월29일-9월8일 판매된 쇠고기 중에서 호주산의 비중은 2.5%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 4.7%보다 더 낮아졌다.

   갤러리아 백화점도 사정은 마찬가지. 이 백화점이 8월29일-9월8일 판매한 한우 추석 선물세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 신장했지만 호주산 쇠고기 선물세트 판매량은 지난해 보다 52%나 감소했다.

   이 백화점의 한우 평균 선물세트 단가는 27만6천원으로 호주산 쇠고기의 평균 단가 13만7천원보다 2배 가량 높았다.

   롯데백화점 박봉규 축산 CMD(선임상품기획자)는 "한우의 매출 비중이 높은 이유는 미국산 쇠고기 파동 등으로 인해 냉동육에 대한 소비가 줄어들면서, 유기농 한우 등 고급 브랜드 한우 소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미국산 쇠고기 직영점.온라인서 인기 = 대형 마트와 백화점에서 밀려난 미국산 쇠고기는 수입업체들의 직접 판촉활동을 통해 판로를 찾아가고 있다.

   한국수입육협회는 미국육류수출협회와 함께 추석을 맞아 4일부터 미국산 쇠고기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8일 현재까지 5일간 총 판매량이 35t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판매량은 행사 이전의 평균 판매량에 비하면 20∼30% 가량 증가한 수치라고 협회 관계자는 전했다.

   이 행사는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의 회원사 직영매장 9곳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개별 업체당 하루에 1t 이상씩 팔리고 있어 앞으로 13일까지 행사가 마감되면 총 100t 가량은 판매될 수 있을 것으로 협회 측은 예상하고 있다.

   주로 판매되고 있는 부위는 구이와 찜용으로 많이 쓰이는 LA갈비와 윗등심으로, LA갈비는 특히 1㎏당 가격이 구이용의 경우 2만5천∼2만7천원, 찜갈비용이 2만∼2만2천원 수준이다. 호주산(1㎏당 2만5천800원)에 비해 가격 차이가 크지는 않지만, 미국산을 더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