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11월부터 '강남시대'..이사준비 분주
삼성그룹이 오는 11월부터 서울 강남에서 '뉴삼성시대'를 열어간다.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는 11월초부터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과 인근의 사옥을 떠나 강남역 네거리 부근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모두 이삿짐을 싼다.
연면적 38만9천여㎡ 규모인 서초동 삼성타운은 32층(B동), 35층(A동), 43층(C동) 등 3개의 최첨단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구성된 비즈니스 타운으로,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가장 높은 43층 C동에 입주한다.
삼성전자는 태평로 삼성본관에 근무하는 임직원들이 약 3천명에 달하기 때문에 11월초부터 월말까지 약 한 달 간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삼성코닝정밀유리는 서울 사무실에 위치한 사장실, 사회공헌그룹, 홍보그룹, 자금그룹 등이 11월 초 강남 사옥으로 이전하고, 삼성전기는 11월 7일부터 9일까지 현재 태평로빌딩을 사용하고 있는 홍보, 자금, IR팀이 이사한다. 삼성SDI는 11월 중순께 이사 일정을 잡고 있다.
삼성은 애초 10월 중 이전 작업을 마칠 예정이었으나, 전략기획실 해체 후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건희 전 회장에 대한 재판 일정이 지연되면서 11월로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계열사들의 이전이 완료되는 대로 태평로 삼성본관은 리모델링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지난 1976년 준공돼 32년 동안 삼성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던 삼성본관은 그 지위를 강남 사옥에 넘겨주게 됐다.
삼성이 새로 열어갈 '강남시대'는 단순히 장소 이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삼성은 지난 7월1일자로 이건희 전 회장이 완전히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이 해체돼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에 들어간 지 100일을 갓 넘겼다.
삼성은 앞으로 태평로 삼성본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에서 강남에서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를 본궤도에 올려놓게 될지 주목된다.
또 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인 이재용 전무 역시 해외 순회근무 등 경영수업 과정을 거친 뒤 강남사옥에서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게 됐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