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불안에도 아랑곳 않는 '와인 열풍'
주가와 원.달러 환율이 급등락을 거듭하는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금융불안 속에 지난 9일 서울 용산역에선 이런 금융위기와 동떨어진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마트 용산역점이 14일 와인데이를 앞두고 개최한 '프리미엄 와인 대전' 행사에서였다.
오는 12일까지 계속되는 이 행사 첫날인 9일 와인 애호가들은 오전 5시부터 줄을 서기 시작, 개점시간인 오전 10시께엔 300여명으로 불어나 번호표를 받아야만 했다. 이날 하루 1천100여명이 이마트의 와인 코너를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이마트는 이번 행사에서 1병에 정상가 50만원인 오퍼스원(2004)을 6만원에, 30만원인 샤또딸보(2002-2004)를 3만원에, 30만원짜리 알바미바1.5ℓ를 6만원에, 15만5천원짜리 몬테스알파M을 7만9천원에 파는 등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프랑스, 미국의 유명 고급 와인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았다.
한정된 수량으로 판매된 이런 고급와인은 개점 1시간여만에 동이 났다.
이날 하루만에 모두 1억4천만원어치가 팔렸다. 이마트 개점 이후 단일 점포에서 세운 최대 와인 판매 기록이다. 평소 이마트 용산역점의 하루 평균 와인 판매액 500만원과 비교하면 30배에 육박하는 수치이며, 전국 116개 이마트의 하루평균 와인판매액 6천500만원에 비해서도 2배가 넘는다.
시장에서는 주가와 환율이 폭락과 폭등을 오가며 대혼란을 빚고 있는 상황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런 와인 열풍도 환율 폭등의 영향권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 측은 "환율이 폭등하고 있는 가운데 수입 고급와인 값이 10월부터 크게 오를 것이라는 예상이 와인 애호가들의 발걸음을 재촉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