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빵소녀', 온몸 칼자국에 시청자 분노

2008-10-15     임학근 기자

한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돼 일명 `찐빵 파는 소녀'로 알려진 A(20) 양이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14일 방송된 SBS‘긴급출동 SOS 24’(진행 김일중)에서는 휴게소에서 찐빵을 팔며 주인가족에게 상습적인 구타를 당했던 일명 ‘찐빵 파는 소녀’의 3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강원 홍천의 한 휴게소에서 온 몸에 멍이 든 채 찐빵을 팔던 소녀는 스스로 자해임을 주장하며 제작진의 도움을 완강히 거부했었다. 하지만 병원에 입원한지 한 달이 돼 입을 연 소녀는 믿기 어려울 사실을 털어놨다.

소녀는 단지 찐빵을 팔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인 가족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당해왔다는 것. 실제로 여자의 몸 곳곳에는 칼로 베인 상처들까지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남편(44)과 딸(14) 등과 함께 휴게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37.여) 씨는 A 양이 찾아온 손님에게 찐빵을 팔지 못하거나, 자신의 기분이 좋지 않으면 그녀에게 가차 없이 폭력을 행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또 한겨울 영하의 날씨에도 방한복조차 제공하지 않고 밖에서 빵을 팔도록 했으며, 아예 밥을 굶겨 A 양은 음식물 쓰레기를 주워 먹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휴게소 주인가족은 계속해 소녀가 스스로 자해를 한 것이라고 거짓 주장으로 일관했다. 결국 수사는 난항을 거듭하고 수사 기간까지 길어졌다. 경찰수사가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진실의 결과가 밝혀졌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소녀의 몸에도 더 이상 상처가 생기지 않았다. 서서히 아물기 시작하는 상처처럼 소녀에게도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수사기간 내내 소녀의 자해를 주장하던 주인은 상습적으로 구타를 가하고 심지어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금까지 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한편, 홍천군은 A 양을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로 선정하고 병원비와 네 식구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등 생계안정을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