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 모르게 재출간된 최진실의미완성 자서전'

2008-10-15     뉴스관리자
 고(故) 최진실이 10년 전 썼던 자서전 성격의 책이 그의 사후 십여일 만에 재출간됐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을 유족 측이 전혀 모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출판사 책이있는마을은 '최진실 라이프 스토리'라는 부제를 붙여 '그래, 오늘 하루도 진실하게 살자'를 15일 발간했다. 책에는 '죽는 날까지 드라마틱하게 살고 싶어했던 여자, 그녀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간 마지막 필모그래피!'라는 띠 포장이 둘려있다.

   지난 10일 초판이 나온 이 책은 최진실의 서명과 함께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 어언 20년이 넘었다'는 문장으로 시작한 머리말이 있고, 뒷부분에는 그를 최근에 만나거나 인터뷰했던 기자 세 명이 쓴 글이 실려있다. 언뜻보면 고인이 얼마전까지 집필했던 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진실의 1인칭 시점으로 기술한 본문은 마지막 장인 '슬럼프, 그리고 제2의 전성기'의 내용이 영화 '고스트 맘마'(1996)와 '홀리데이 인 서울'(1997)에 출연했을 시점에서 멈춘다.

   확인 결과 '그래, 오늘 하루도 진실하게 살자'는 같은 출판사에서 1998년 7월 발간했던 책이다. 그러나 새로 나온 책 어디에도 재발간했다는 설명은 없다.

   게다가 유족 측은 이 책의 재발간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점.

   고인의 전 소속사인 SBM은 "너무 황당하다. 어떻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렇게 책을 다시 낼 수가 있나. 고인을 이용한 상술로밖에 안 보인다. 책이 나온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책이있는마을 측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1998년 최진실 씨 측과 계약을 맺을 당시 저작권은 5년을 기본으로 삼되 그 이후에는 매년 1년씩 연장하는 것으로 했다. 그런데 도중에 해지하겠다는 통보가 없으면 자동 연장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번 재발간에 법적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인의 팬들의 요청이 있어 책을 다시 발간하게됐다"면서 "유족 측과 연락을 하려했지만 상중이라 경황이 없는 것도 같았고 연락도 잘 안돼 책이 나오면 찾아가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출판사는 이 책이 10년 전에 나왔을 때와 달라진 점에 대해 "디자인을 좀 바꿨고, 머리말을 약간 수정했다. 또 뒤에 기자들의 글을 세 편 실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SBM은 "아무리 계약이 자동 연장된다고 해도 지은이가 사망한 시점에서 고인이 쓴 머리말까지 임의로 수정하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법률적으로 검토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지은이가 최진실로 돼있다. 하지만 확인결과 직접 글을 쓴 사람은 따로 있었다.

   출판사는 "책의 내용은 모두 최진실 씨가 직접 전해준 것이지만 사실 글로 다듬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다. 그래서 저작권이 최진실 씨와 글을 쓴 사람 둘에게 있다"면서 "글을 쓴 분에게는 재발간 사실을 허락받았다"고 해명했다.

   출판사는 "1998년 출간 당시 3만 권이 팔렸고 이번에는 6천 권을 찍었다"고 밝혔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