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샌디스크 인수 제안 철회

2008-10-22     정수연 기자

삼성전자가 세계 1위 플래시메모리카드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사 인수 제안을 철회했다.

삼성전자는 22일 오전 샌디스크社 엘리 하라리 CEO와 어윈 페더만 이사회 부의장에게 샌디스크 인수 제안 철회를 통보했다.

삼성전자는 서한에서  "지난 6개월간 삼성은 우호적인 합병 협상을 위해 노력했으나 샌디스크의 거부로 협상에 진전이 없어 인수 제안을 철회한다"며 "인수 제안이 성사되지 못한 것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최근의 금융위기 등 경제환경 악화 및 샌디스크의 3분기 대규모 적자, 실적 개선 전망 불투명과 동시에 도시바와의 합작 재협상, 인력구조조정 계획 등이 샌디스크의 기업가치를 추가 악화시킬 수 있어 더 이상 주당 26달러로 인수를 추진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특히 "주주를 우선 고려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샌디스크 사업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적절하게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이번 샌디스크 인수 제안을 철회하더라도 새로운 사업기회 창출과 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상시적으로 국내외 업체와 협력, 제휴, 합작 등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5월 이윤우 부회장이 샌디스크 엘리 하라리 회장을 만나 1차 인수 제안을 한 데 이어 9월 17일 샌디스크 지분 100%를 주당 26달러에 인수하겠다고 공개 제안했다.

그러나 샌디스크는 지난 달 삼성이 공개적으로 제안한 인수가격에 대해 "샌디스크 주식을 현저하게 저평가한 것"이라며 거부 의사를 밝혔고 주식이 삼성전자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최근 일본 도시바에 일부 생산설비 지분을 팔기로 했다.

샌디스크 경영진의 이 같은 움직임이 삼성전자로의 회사 매각을 바라는 주주들의 실망을 초래하면서 지난 20일과 21일 나스닥 시장에서 샌디스크 주가가 14달러대로 급락, 삼성전자가 제안한 가격과 현저한 차이를 보이면서 인수 제안 철회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매년 수억 달러에 달하는 지적재산권 사용료를 절감하고 플래시메모리 시장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수의 플래시메모리 관련 지적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샌디스크에 주식 2억2천500만주를 주당 26달러(총 58억5천만 달러)에 100% 현금으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