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17% "10억 번다면 감옥가도 OK"
2008-10-22 뉴스관리자
22일 한국투명성기구가 9월 5∼23일 전국 중.고교생 1천100명을 상대로 벌인 '반부패 인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나는 감옥에서 10년을 살아도 10억원을 벌 수 있다면 부패를 저지를 수 있다"는 항목에 17.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러한 응답은 이 단체의 2002년 조사 결과(16.8%)보다 소폭 높아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기꺼이 뇌물을 쓸 것이다"라는 항목에도 청소년 20%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학생회장에 당선되기 위해 간식이나 선물을 주는 것은 안 된다'라는 질문에 동의한 학생은 42.6%에 불과했다.
또 "내 가족이 권력을 남용하거나 법을 위반해서라도 부자가 되는 것은 괜찮다"라는 항목에 17.2%가 '그렇다'고 답했고 "나를 더 잘 살게 해줄 수 있다면 지도자들이 불법행위를 하더라도 괜찮다"라는 질문에는 절반을 조금 넘는 56.1%만이 '그렇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 부자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문항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낸 청소년은 45.8%에 그쳤고 "숙제를 낼 때 인터넷 자료를 짜깁기 했더라도 꼭 출처를 밝힐 필요는 없다"는 생각에도 35.3%가 동조했다.
반부패교육 경험유무를 묻는 질문에 87.4%가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해 학교 현장에서 반부패교육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이 단체는 우리 나라 청소년들의 '반부패인식지수'를 10점 만점에 6.1점으로 산출했다.
한국투명성기구는 "관계 당국과 사회 각계단체들이 장기적인 차원에서 청소년 청렴성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가정과 학교, 사회가 힘을 모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반부패교육을 시작할 때"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11월 1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리는 제13차 반부패국제회의에서 이번 조사결과를 다른 국가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