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삼성 경계령'..교차판매 실적 싹쓸이
보험업계가 '교차판매'를 시행한 결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실적의 절반가량을 독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른 보험사들이 이를 만회하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9월 교차판매 시행 결과 계열사인 삼성생명과 화재가 월납 초회 보험료 또는 원수 보험료 기준으로 영업 실적의 절반가량을 독차지하자 경쟁 보험사들이 이를 만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교차판매란 생보사 소속 설계사가 자동차.화재보험 같은 손해보험 상품을, 손보사 소속 설계사가 종신.변액보험 같은 생명보험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업계에서는 각각 업계 1위인 삼성생명과 화재에 소속된 설계사들이 원래 많은 데다 회사 인지도가 높아 많은 설계사들이 몰리면서 압도적인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생명은 이를 따라잡기 위해 교차설계사(자기 회사 상품을 팔아줄 상대 업계 설계사) 확보에 적극 나섰다. 교차판매 전담 관리자를 두고 손해보험 설계사를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데 힘을 쏟기로 한 것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삼성이 다른 보험사들보다 한 걸음 앞서 준비에 나서면서 초기 실적이 좋은 것 같다"며 "교차설계사를 좀 더 확보하고 이들이 생명보험 상품에 익숙해지면 삼성의 독주는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보생명 역시 설계사 확보와 이들에 대한 교육을 통해 만회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생보사들은 특히 첫달 업계 전체 실적에서 손보업계가 생보업계보다 10배 이상의 보험료 수입을 거둔 데 대해 "생보사 상품이 어려워서 초기에 손보사 설계사들의 적응이 더딘 것"이라며 앞으로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IG손해보험은 교차설계사의 업무 편의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교차설계사들의 궁금증이나 애로를 해소하는 '교차콜센터'를 설치하고 운영에 들어갔고 52개의 교차판매 지원센터를 지점에 설치해 교차설계사를 지원하고 있다.
또 교차설계사들이 언제 어디서든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인터넷 청약 시스템을 구축해 가동 중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9월엔 교차설계사들이 우리 회사 상품을 팔 수 있는 전산 작업이 늦어지면서 실적이 저조했다"며 "교차설계사의 업무를 최대한 지원하고 상품 교육을 강화해 최대의 실적을 거두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