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본부 군살 빼기..구조조정 `신호탄'
2008-10-29 뉴스관리자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본점 조직을 축소키로 하고 한 달 전부터 부서별 중복 업무 등에 대해 점검하고 있다.
인사본부에서 각 사업본부의 안에 대한 검토가 끝나면 리처드 웨커 행장이 직접 사업본부장과 면담을 통해 정밀 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신한은행도 국내 100여 개 지점을 통폐합하면서 본부 부서를 슬림화하기로 했다. 옛 신한, 조흥은행 간 통합 등의 영향으로 중복되는 업무를 줄이려고 실무작업반(TF)을 가동하고 있으며 연말 인사이동 전까지 결론을 낼 예정이다.
앞서 SC제일은행은 최근 면담과 연수 등을 거쳐 본점 직원 140명을 영업점에 배치했다. SC제일은행은 연내 기존 본점 직무의 25%인 572개의 직무를 없애는 것을 본점 슬림화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은행들이 본점 조직을 축소하는 것은 지점의 영업력을 강화하고 의사 결정 체계를 단순화해 위기 상황을 조속히 타개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은행 직원들은 본점 축소가 직원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본점 인력 축소 시기에 지점 통폐합이 이뤄지거나 명예퇴직이 시행되면 본점에서 직무가 없어진 직원들이 반강제로 명예퇴직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SC제일은행은 최근 본점 조직 축소 시기에 명예퇴직 신청을 받으면서 노동조합과 충돌하기도 했다. SC제일은행은 연 1회 실시하던 후선역 배치를 연 2회로 늘린데다 변형된 후선역으로 인식되는 RC(릴레이션십 컨설턴트) 제도를 도입하면서 직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SC제일은행 노조가 최근 대의원을 대상으로 한 파업 찬반투표에서 90% 이상의 찬성을 얻어 앞으로 노사간 이견이 첨예하게 대립하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SC제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이 본점 조직 축소에 맞춰 지점을 폐쇄하고 명퇴 신청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으로 연결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은행이 생존권 보장 요구를 무시하면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