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옵션' 수입차 싫어?~ 관둬!"
"소비자 사양선택 차단".."미국선 3단계 선택권"
"옵션(option. 선택권)이란 말이 무색하네요. 수입차는 무조건 풀옵션으로만 사라니 황당합니다"
"풀 옵션 차량도 구입 못하면서 외제차를 굴리려고 하느냐는 눈초리와 표정으로 쳐다보며 사양 선택을 아예 차단합니다"
수입차업체들이 고객이 원치 않는 고가의 옵션을 끼워 팔기 위해 무리하게 권유한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소비자가 옵션을 선택할 수 없고 대부분 풀옵션이 장착된 상태로만 판매한다.옵션이란 용어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풀옵션은 그 자체 가격도 비싸지만 이에 산정되는 34.2%의 무거운 관세마저 함께 뒤집어 써야 한다. 보험료도 덩달아 올라가고 사고가 나면 수리비 부담도 크게 가중된다. 한국 소비자들을 '봉' 취급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자동차 운전자들이 풀옵션을 선호한다 하더라도 국내 실정에 맞지 않는 크로즈컨트롤(일정 속도를 유지 시켜주는 장치), 안마기 등 불필요한 옵션을 얹어 판매하는 것은 업체 배불리기에 급급한 결과라고 비난하고 있다.
사례1=서울 노원구에 사는 이모씨는 최근 수입차를 사려다 수입차 딜러들의 턱 없는 '풀옵션' 요구에 손을 들었다.
지난 13일 혼다 시빅 1800cc 차량을 구입하기 위해 전시장을 찾은 이씨.
전시장을 둘러보는 이씨에게 딜러들은 6개의 에어백, CD체인저, 뒷자석 오디오 시스템 등 '풀옵션' 차량을 제안했다. 내비게이션과 선루프 등 기본적인 옵션만 필요했던 이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에 딜러들은 "선루프는 시빅 2000cc에만 장착할 수 있다, 선루프를 달기 위해서는 CD체인저와 뒷좌석 열선시트 등 추가 옵션이 적용돼야 한다, 그러다 보면 풀옵션 보다 가격이 더 높아지는 만큼 차라리 풀옵션 차량을 구입하라"는 등 황당한 답변을 늘어 놓았고 결국 이씨는 차량을 구입하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다.
이씨는 "차를 구입하는데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물론 풀옵션이 좋기는 하지만 예상 금액에 맞추려는 소비자를 무시하는 경향까지 보이는 딜러들에게 화가 난다"고 토로했다.
사례2=차량 구입을 고민하던 박모씨는 최근 언론매체 등을 통해 수입차 가격인하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수입차를 사기 위해 BMW.아우디.폭스바겐등의 서울 지역 매장을 찾았다.
수입차 구매가 처음이었던 박씨에게 딜러들은 하나 같이 크로즈컨트롤, 오디오 시스템 등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 고가의 '풀옵션' 차량만 보여주었다.
옵션을 예상하지못해 구매 금액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박씨는 일부 옵션만 선택적으로 갖추겠다고 딜러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딜러들은 선택옵션을 주문할 경우 주문생산으로 인해 차량을 인도받는 기간이 길어지고 '일부옵션'이 '풀옵션' 보다 비싸다며 풀옵션 구매를 재차 권유했다.
결국 박씨는 차량을 구입하지도 못하고 찜찜한 기분만 느낀 채 돌아서야만 했다.
물론 이 같은 문제가 비단 수입차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일부 고급 국산 승용차의 경우에도 뒷자석 열선시트 등 패키지 옵션 값이 자그마치 900만원으로 경차 한 대 값과 맞먹을 정도여서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GM대우.쌍용자동차등 국산차와 견줘 볼 때 수입차 '풀옵션'은 최고 수천만원 대에 이르는 고가인데다 서양과 동양의 문화적인 차이로 차량을 이용하는 동안 단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 불필요한 옵션마저 많아 가격 부풀리기의 수법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명차닷컴의 오병석 부장은 "미국의 경우 프리미엄 패키지가 3단계로 나눠져 있고 그 마저도 소비자가 원하지 않으면 빼고 넣을 수도 있는 상황인 데 국내에서는 풀옵션 자동차만을 구입해야 하는 기형적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차량 정체가 심한 국내 교통환경에 맞지도 않는 크로즈컨트롤과 뒷좌석 안마기 등과 같은 옵션을 위해 수백만원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고가의 옵션을 장착한 수입차가 사고를 냈을 경우 부품 및 수리비가 터무니 없이 비싸지는 연쇄반응을 일으킨다.
오 부장은 "자동차 보험사들도 고가의 수입차들 때문에 손해율이 높아지는 만큼 전체 보험료가 오르는 등 국산차 운전자들 역시 알게 모르게 피해를 입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자동차 가격은 일부 할인해주는듯 하면서 풀옵션으로 잇속을 챙기는 수입 자동차 딜러들의 기업윤리 부터 개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자동차10년타기시민운동연합 임기상 대표는 "수입차의 풀옵션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무시한 것"이라면서 "소비자가 일부 옵션을 구태여 고집해도 가격이 풀옵션보다 더 비싸고 인도기간이 길어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수입차 업계가 더 이상 소비자들을 '봉' 취급하지 말고 옵션 선택권을 완벽하게 보장하는 시스템을 시급하게 갖춰야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