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대우조선 2조원 이상 '바겐세일'로 샀다"

2008-11-02     뉴스관리자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금춘수 사장(55)은 "대우조선해양을 당초 시중 예상가보다 2조원 이상 싸게 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입찰을 총지휘했던 금 실장은 2일 서울 중구 한화 본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갖고 최근의 경제상황으로 인해 금리 부담 등 인수 비용이 늘어난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금 실장의 이런 언급은 대우조선 인수 예상가가 한때 8조원 이상까지 올라갔으며 최근 한화의 입찰 금액이 6조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진 것을 감안할 때 최고 예상가격과 재계에 알려진 입찰가 추정치간 차이와 대체로 일치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화는 6조원 내외의 입찰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관측되며, 제시한 입찰 가격에 대해 상당히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 실장은 현재 시가 1조원 정도의 주식을 6조원 가량을 주고 인수하는 것이 비싼 것 아니냐는 질문에 "주가와 비교할 수는 없다. 현재의 주가를 그 기업의 가치라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 실장은 대우조선 예비 실사 결과에 대해 "실제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장부상으로 볼 때 대우조선은 충분히 아주 좋은 회사다"며 "산업은행과의 최종 인수가격 조정도 합리적인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대우조선 실사 후 산은과 한화의 최종 인수가격 조정이 큰 무리없이 진행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화는 ▲ 자신들이 써낸 대우조선 입찰가격이 상당히 싸다고 판단하고 ▲ 대우조선 예비실사 결과에 대해 만족하는데다 ▲ 산은과의 최종 인수가격 조정에서 강경입장을 취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향후 대우조선 매각은 순조롭게 이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금 실장은 또 "대생 지분, 시흥 군자매립지를 팔지 않아도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인수 자금 조달 계획을 매우 넉넉하게 잡아놓았기 때문에 매각 조건 등이 좋지 않으면 이 자산들은 안 팔아도 된다"고 말했다.

   금 실장은 "대우조선을 경영할 최고 경영자(CEO)는 대우조선 내부에서 발탁하거나 외부에서 영입할 것"이라며 "조선업 자문을 받기 위해 조선업 전문가를 두루 접촉하고 있으나 아직 CEO를 물색하는 단계는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 노사 관계와 관련해 "일단 고용승계를 할 것이고 다 끌어안고 간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금 실장은 대우조선 인수전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았던 포스코-GS 컨소시엄 구성 소식이 알려졌을 때 "김승연 회장이 '합작이란 게 쉬운 게 아니며 양측이 인수 가격에 합의하거나 입찰가를 높게 쓰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견했다"며 이번 인수전에서 김 회장의 판세 분석과 전략적 판단이 탁월했다고 전했다.

   금 실장은 또 과거 대한생명 인수 컨소시엄 구성원이었던 맥쿼리생명과의 이면계약설이 큰 문제가 됐던 것에 대해 "주주간의 계약이었으며 맥쿼리의 주식을 되사준 것은 인수합병에서 흔히 있는 풋백옵션(put-back option)이었다"며 "지금 생각해도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털어놓았다.

   금 실장은 대우조선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향후 대우조선의 경영 전망을 낙관하는 듯 1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강한 자신감과 느긋함을 보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