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금융위원장.금감원장,은행장에 '통사정'?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14일 은행들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과 관련, 은행장등 임원 보수 삭감,자본확충, 배당 조정등 강도 높은 자구 노력을 촉구했다.절반은 '촉구'고 절반은 '통사정'이었다.
전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환율.주가.금리 등 가격 변수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세계경제 침체에 따른 부실 여신 증가로 BIS 비율의 추가 하락이 우려된다"며 "후순위채 발행과 배당 조정 등 자본 확충을 위한 은행들의 자구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은행들의 자구노력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에서 선제 대응을 준비하고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위원장은 "대부분 은행이 스스로 자본을 확충할 여력이 있어 정부가 직접 자본을 투입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현재 은행의 취약한 모습은 과거 2~3년간 대출 확대 등 외형 경쟁을 벌인 데도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은행의 외화채무에 대해 지급보증을 하면서 임원 보수를 20~30% 줄이고 배당을 적정한 수준에서 유지하도록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소액서민금융재단을 통한 소액 저금리 대출의 지원 규모와 대상을 늘리고 저소득층 가정에 보험상품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위원장이 이처럼 은행들의 자구 노력을 독려하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정부가 은행 대외채무에 대한 지급보증 조건으로 은행장 연봉 30% 삭감등 경영합리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일부 은행장 연봉 삭감에 동의하지 않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12일 일부 은행이 제출한 지급보증 양해각서(MOU) 초안에 임원 연봉 삭감폭을 매우 낮게 적어내거나 아예 공란으로 남겨 놓아 다시 적어 내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많은 액수의 연봉을 받고 있는 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등 시중 은행장은 30% 이상, 국책은행과 지방은행은 10~20% 수준을 가이드 라인으로 제시해 놓고 있다.금감원은 일부 은행장들의 팔을 비틀어 다시 받은 초안을 최종 검토한 뒤14일 양해각서를 체결한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회수 자제와 자금 지원을 독려하고 있으나 대다수 은행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시늉만 내고 있고 산업 현장에서는 비명소리만 커지고 있다. 전 위원장과 김종창 금감위원장이 발벗고 나서 은행들에게 채찍질을 하고 있으나 크게 먹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