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정치 재개 후 `꺽다리 아저씨' 만났다"
2008-11-16 뉴스관리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김 최고위원과 문 씨의 첫 만남 시점이 둘 사이에 오간 돈이 사적 지원을 위한 것인지, 정치적 후원 차원의 것인지를 가릴 수 있는 중요한 척도로 여겨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갑근 부장검사)는 김 최고위원과 홍콩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인 문 씨의 출입국기록을 비교ㆍ분석해 본 결과 2007년 12월 30일에야 두 사람이 국내에서 처음 대면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12월 30일은 문 씨가 김 최고위원을 여의도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15만 홍콩달러(약 1천790만원)를 건넨 날이다.
이같은 점을 바탕으로 검찰은 문 씨가 누군가로부터 김 최고위원을 소개받아 직접 만나기 전 미리 전화통화 등의 간접 접촉을 통해 정치자금 후원을 약속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 씨는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 "크고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판단해 정치자금을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문 씨를 2006년 말 또는 2007년 초 처음 만나 유학비를 꾸준히 지원받았다"는 김 최고위원의 말에 신빙성이 있는지 가리기 위해 김 최고위원의 차명계좌 여러 개를 포함시킨 가운데 계좌추적을 벌였지만 두 사람의 만남 이전에는 돈 거래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최고위원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을 감추고자 하는 의도에서 문 씨를 만난 시점을 1년 가량 앞당겨 말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김 최고위원이 올해 2월 중순께 홍콩을 방문해 문 씨를 만난 뒤, 문씨가 김 최고위원이 관리하는 차명 계좌에 집중적으로 돈을 보낸 정황도 포착됐다.
검찰은 문 씨로부터 김 최고위원이 자신이 있던 홍콩에 찾아와 차명계좌 7∼8개를 알려주며 추적을 피하기 위해 2만달러 이하로 돈을 잘게 나눠 보내달라는 부탁을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검찰의 계좌추적 결과에 따르면 문 씨는 김 최고위원이 다녀간 직후인 2월 21일부터 27일까지 10차례에 걸쳐 8개의 차명 계좌에 1만2천200달러∼1만9천700달러씩 모두 18만6천900달러를 보냈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문 씨는 2006년 말인가 2007년 초 정치 활동을 하지 않았을 때 먼저 연락해 와서 순수한 의도로 학비 등을 지원해줬던 해외 사업가이며 나에겐 숨겨진 `키다리 아저씨' 같은 분"이라며 "올해 마땅한 집이 없던 사정을 알고 1억5천만원을 보내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