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무계]"피 토하고 혈변?..건강해지는 증거야"

2008-11-25     백진주 기자

건강기능식품을 먹고 죽을뻔했다는 소비자의 주장에 업체 측이 호전반응일 뿐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인천 부평동 최모씨의 아버지는 지난 16일 피를 토하고 혈변을 보는 등 급작스런 건강이상으로 응급실로 실려 갔다.

최씨의 아버지는 11월 초 간암 3기라는 진단을 받았고 어머니는 수소문 끝에 체질개선으로 위암 등 치료효과가 탁월하다는 S사의 건강기능식품을 100만원가량에 구입했다. '1회당 3포씩, 하루 4회'라는 설명대로 복용한 최씨의 아버지는 정확히 4일 후에 피를 토하고 혈변을 보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검은 피 덩어리를 토하는 남편을 보고 놀란 어머니가 판매처로 문의하자 "호전반응이다. 검은 피를 토한다는 것은 몸속의 불순물이 빠져나오고 있다는 뜻"이라며 복용을 지속하라고 권했다.

하지만 구토과정에서 식도가 찢어져 봉합수술을 해야 했고 병원검사 결과 콩팥에도 이상이 있다는 진단결과를 받았다. 불과 일주일 전 검진 시에도 아무 문제가 없었던 증상들이었다.

화가 난 최씨가 업체 측에 따져 묻자 "이 제품은 약이 아니고 건강기능 식품일 뿐"이라고 말을 바꾸며 "우리 제품 때문이라는 의사의 소견서를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복용량에 문제가 있고 그로 인해 건강상 위해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 병원이었지만  '소견서' 작성에는 난색을 표했다.

현재 최씨의 아버지는 응급조치를 끝내고 쇠약해진 몸으로 퇴원한 상태다.

최씨는 "위암 말기 환자가 나았다는 등 갖은 과대광고로 고가의 제품을 판매하고 이제와 단순한 건강기능식품이라고 발뺌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한자락 희망이라도 잡고자 하는 절박한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해 무책임한 장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으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며 제보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균형적 식생활을 통해 몸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우리 제품의 특징이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제품을 통해 질병을 치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체질에 따라 개인차가 있지만 검은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보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일정시간이 지나면 머리가 맑아지고 몸이 가벼워짐을 스스로 느낀다"고 주장했다.

사내 보상규정에 대해 문의하자 "환불은 가능하지만 이런 사례가 없어 별도의 보상기준은 없는 것으로 안다. 만약 소견서를 받아 증빙할 수 있다면 최선을 다해 책임 질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