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운 생선. 고기 많이 먹는 아이 암 잘 걸린다

2008-11-24     이정선기자

가정에서 간접흡연에 자주 노출되거나 석쇠로 구운 생선과 조개를 많이 먹는 어린이가 발암물질인 'PAHs(다환방향족 탄화수소류)' 체내 농도가 매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와 한양대의대 이경호 교수(제1저자)가 네덜란드 우트레히트(Utrecht) 대학, 미국의 존스홉킨스(Johns Hopkins) 대학 연구팀과 함께 국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발암성물질인 다환방향족탄화수소의 소변 내 대사물질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International Archive of Occupational and Environmental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국내 대도시, 상업도시, 공업도시에 거주하는 11~14세(평균나이 12.2세) 어린이 1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함께 소변 내 PAHs 대사산물(1-Hydroxypyrene glucuronide.1-OHPG)의 농도 측정을 통해 이뤄졌다.

연구 결과 소변 내 '1-OHPG' 농도(ng/㎖)는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어린이의 평균값은 1.58에 그쳤다. 반면 하루에 3회 이상 노출된 어린이의 평균값이 2.03으로  높아졌다.

 석쇠로 구운 생선과 조개를 매주 3회 이상 섭취하는 어린이의 1-OHPG 농도는 1.85을 기록해 이들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어린이(1.52)나 1주일에 1~3회 먹는 어린이(1.62)보다 높았다.

구운 고기도 마찬가지였다. 간접흡연이나 생선에 비해 조사결과의 유의성은 떨어졌지만 1주일에 3회 이상 먹은 아이들의 체내 1-OHPG 농도가 1.85로 전혀 먹지 않거나 1주일에 3회 미만으로 먹은 아이들(1.51~1.52)에 비해 높았다.

 조사 대상자를 산업지역(35명)과 주거지역(52명), 상업지역(9명) 등으로 나눠 발암물질 농도를 조사한 결과 산업지역(1.59)이나 주거지역(1.60)보다 상업지역(2.17) 등의 체내 발암물질 농도가 훨씬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통량과 인구의 이동이 많은 지역의 특성상 대기 오염이 상대적으로 심하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