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 허술해 배달 못해 다른 데 알아봐~"

2008-11-26     김미경 기자

경동택배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불만이 본보로 접수됐다. 그러나 업체 측은 택배 접수 거부를 하지 않았다고 소비자의 주장을 부인했다.

부산 초량동의 허모씨는 지난 18일 1인용 마사지 침대를 대리점으로 보내기 위해 경동택배를 이용했다.

영업소에 전화해 화물 택배를 요청하니 "오후 3시까지 갈 테니 물건을 포장해 놓으라"고 했다.

침대 베드를 박스로 덮고 테이프를 이용해 고정했다. 포장이 거의 다 끝나갈 무렵 도착한 택배 기사는 포장 상태를 보더니 "다 해놓고 연락하라"며 그냥 돌아가려고 했다.

허씨가 "사무실이 7층에 있어 침대가 있는 3층에는 사람이 없다. 나중에 와서 사람이 없으면 7층으로 연락하라"고 말하자 "3층에 내놓으면 된다"며 서둘러 돌아가 버렸다.

포장을 다 끝내고 영업소로 전화해 도착지 주소를 알려주니 "익일까지 배송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날 오후 5시 30분께 허씨에게 전화가 와서는 "포장이 제대로 안 되어 있고, 사람이 없어서 물건을 가져가지 못했다"고 통보했다.

허씨가 "왜 이제야 연락 하냐"고 반문하자 "기사가 배송을 다 끝내고 이제 들어와서 지금 연락한다"고 말했다. "그럼 언제 다시 올 거냐?"고 묻자 업체 측은 "알 수 없으니 전화할 때까지 기다리라"고만 했다.

"우리도 영업하는 사람이다. 대충이라도 얘기해 달라"고 요구해도 업체 측은 "알 수가 없다. 월요일에 연락하겠다"고 퉁명스럽게 말했다. 

답답한 허씨가 꼬치꼬치 따져 물으니 "택배 사양하겠으니 다른데 알아보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다시 전화 했지만 받지 않았다. 한참 후에  다시 전화를 해도 "택배 안 받겠다"는 말만 돌아왔다.

허씨는 "일방적인 계약 파기로 물품을 제때 보내지 못해 손해가 막심하다.소비자만 중간에서 피해를 입는 택배회사의 횡포를 두고 볼 수 없다"며 불만을 표했다.

이어 "처음 포장을 해서 서투르긴 했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포장을 했다. 처음 왔을 때 어떻게 포장하라고 친절하게 안내만 해줬어도 물건을 보내지 못하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업체 관계자는 "직원이 물품을 실으러 갔지만 포장이 부실해 '박스가 움직이지 않게 재포장하라'고 안내한 뒤 돌아왔다. 그 뒤 다른 직원이 방문했지만 사람은 없고 포장도 허술해 가져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택배를 안 받겠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