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두산 술 사업, 롯데칠성으로 가나?
진로와 더불어 국내 주류 시장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 ㈜두산이 4일 주류 사업 매각을 검토키로 공식 발표함에 따라 국내 주류시장이 한바탕 요동을 칠 전망이다.
특히 두산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한 벨기에 인베브사가 다시 오비맥주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어서 국내 주류 시장은 전면적인 지각변동의 조짐이 일고 있다.
두산이 주류사업부문인 두산주류BG(Business Group)를 매각할 것이라는 것은 이미 올 하반기부터 꾸준히 흘러나왔다.
이미 1998년 오비맥주를 매각해 중공업 그룹으로 변신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력사업에 어울리지 않게 주류부문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잇단 인수합병(M&A)으로 그룹 재무 사정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두산측은 이번 주류사업 매각검토 배경에 대해 "11월13일 테크팩 사업 부문을 매각한 이후, 주류사업에 관심이 많은 업체들로부터 매각 요청을 받아 왔다"면서 "특히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는 업체가 있어 매각을 검토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룹 내부적으로도 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충족하고 계열사와 관련된 부품소재와 신기술 개발에 집중하는 등 핵심사업에 주력하겠다는 방침도 매각 사유로 들었다.
따라서 두산의 주류사업 매각은 이미 예정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두산의 주류사업 매각의사가 공식 확인됨에 따라 국내 주류 시장은 10년전 오비맥주 매각 때처럼 한바탕 회오리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주류BG는 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경쟁하는 '처음처럼'을 비롯해 '산', '그린', 약주 '국향','군주', 와인 '마주앙'등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소주시장에서는 지난 2006년 출시한 처음처럼의 인기에 힘입어 13%대 시장점유율을 확보, 진로에 이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3419억원, 영업이익은 214억원을 기록했다.
그동안 두산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 오던 진로측은 이날 두산의 주류사업 매각 입장이 확인되자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향후 두산 주류사업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두산 주류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으로는 두산테크팩을 인수했던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미 MBK파트너스가 4일 두산타워에 사무실을 마련해 실사에 들어갔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하지만 주류 업계는 두산 주류사업의 최종 종착지는 롯데칠성음료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롯데측은 오비맥주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등 주류사업에 전면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이미 위스키와 함께 증류식 소주사업에 발을 들여놓은 롯데칠성이 오비맥주와 함께 두산의 처음처럼, 산 등 소주사업을 인수함으로써 국내 최대 주류기업인 하이트-진로 그룹과 겨룰 수 있는 종합 주류회사로 위상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