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도 가격도 '못믿을' 하이마트… '다시는 안간다'
2007-01-05 백상진 기자
새해 2일 결혼한 신혼인 김준식(28·전남 여수시 신기동)씨는 3일 학동점 하이마트에서 디지털 카메라 메모리칩(1기가)를 구입했다. 신혼여행 사진을 충분히 찍어오기 위해서였다.
구입당시 판매자의 물음에 분명히 “업그레이드 한 적이 없고 처음 산 그대로다. 사용할 수 있는 사양의 메모리칩을 달라”고 했다.
첫날은 아주 잘 찍었다. 150장 가량. 문제는 두 번째 날이었다. 갑자기 카메라가 먹통이 되는 바람에 6시간 정도 사진을 못찍고 숙소로 돌아왔다.
카메라 이상인줄 알고 숙소로 가져온 뒤 혹시나 해서 여분의 메모리칩(250장 짜리)을 끼워 봤다. 잘 되는 것이었다. 여분 메모리칩으로 찍은 사진은 50여장.
신혼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하이마트로 달려가 이야기 했다. 하이마트측은 사진은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칩을 맡기고 2주를 기다렸다.
연락이 왔다. 그런데 복구가 안된다는 것이었다. 사진이 깨졌다는 둥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했다. 참고로 여행경비는 300만원 가량 들었다.
김 씨는 “우리 부부에겐 신혼여행의 전부라며 보상을 요구했지만 하이마트측에서 무리한 요구라며 무시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주부 김 모(45·서울 관악구 신림3동)씨는 지난해 12월 말쯤 전기 온풍기를 사러 하이마트 봉천점에 들렀다. 메이커가 생소하고 물건도 부실해보이는 제품들의 가격이 싼게 5만원 안팎이었다.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고 제품도 마음에 들지않아 길 건너편 모 전자 대리점으로 갔다. 싼게 3만원대, 선풍기로 유명한 S사의 제품이 4만원대 초반부터 판매하고 있었다.
가격과 브랜드를 꼼꼼히 비교한 김 씨는 결국 모 전자 대리점에서 전기 온풍기를 구입했다.
가격·품질의 문제 뿐만 아니라 A/S에 대한 불만도 속속 제기되고 있다.
소비자 이영철(28·경북 구미시 구평동)씨는 지난해 12월 22일 하이마트 인동점에서 테팔 도깨비방망이(믹서기)를 샀다.
구입할 때 거품기가 있다는 설명을 판매직원으로 분명이 들었다. 3일 후인 25일 대구에 계신 어머니께 기분좋게 보내드렸다. 그런데 어머니가 거품기가 없다고 하시는 게 아닌가.
구미 하이마트 인동점에 전화로 물어보니 그 제품은 거품기가 없는 모델이라고 했다. 망치로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판매직원에게 다시 한번 알아보고 전화달라고 부탁한 뒤 끊고 기다렸다. 며칠이 지나도 감감 무소식이었다.
이 씨는 “정말 팔고 나면 그만인가.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이렇게 형편 없어서 다시 하이마트 제품을 구입하겠느냐. 고객과의 약속을 이렇게 비참하게 무너트리고 두 번씩이나 고객을 우롱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영업자인 최용일(33·광주시 남구 월산동)씨는 하이마트에서 전기 온풍기를 구입해 작년 겨울까지 사용했다. 올해 쓰려고 보니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 제품을 구입한 곳이 광주 광산 하이마트여서 수리를 부탁했다. 부품이 없어 일주일 정도 걸린다는 연락이 왔다.
일주일 정도 추위를 참고 기다리다가 전화를 하이마트에 전화했다. 그런데 그 곳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떻게 된 건지 물으니 “최 씨가 보류시켰다”는 것이다.
최 씨는 “화도 나고 어이가 없다. 자존심도 상하고 기다린 시간도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하이마트(대표 선종구)는 국내 전자제품 전문판매점 가운데 시장점유율 1위다. 전국 240개 매장, 직원 5000여명을 두고 있다. 삼성 LG 대우 소니 필립스 등 국내외 110여개싀 5000여 종을 취급한다. 2006년 말 예상 매출액은 2조1500억으로 전년보다 9%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자사 홈페이지에는 ▲우리는 고객을 밝은 얼굴로 맞이한다 ▲우리는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는 고객과의 약속을 반드시 실천한다 ▲우리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며 행동한다는 내용의 '하이마트 고객 헌장'을 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