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장영신회장.차남.세째 아들.사위 비상경영

2008-12-18     임학근기자

 사실상 애경그룹 이끄는  선장 역할을 해 온  채형석(48) 총괄 부회장이 결국 구속됐다.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김창 부장검사)는 17일  거액의 회삿 돈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채 총괄부회장을 구속했다.


이에 따라 애경그룹은 경영 공백으로 비상이 걸렸다.고(故) 채몽인 애경그룹 창업자의 세 아들 가운데 장남인 채 부회장은 2006년 그룹 총괄부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취임, 사실상 애경그룹 총수 역할을 맡아 왔다.


현재 애경그룹 회장은 어머니인 장영신 회장이 맡고 있다. 차남인 채동석씨(44)는 유통.부동산 개발 부문 부회장을, 세째 아들인 채승석씨(38)는 애경개발 사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어머니와 세 아들과 사위 인용찬 부회장이 오손도손 경영을 해 오다가 이번에 암초를 만났다.


채 부회장은 미국 보스턴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은 뒤 2002년 1얼부터 경영 일선에 본격 뛰어 들었다. 그의 구속에 따라 앞으로 장 회장이 두 아들.사위와 함께 비상 경영 체제에 들어 갈 것으로 보인다. 장 회장은 이들 세 아들이 어릴 때 남편의 느닷 없는 사망으로 눈물 겨운 고통을 겪으며 70년대이후 30여년동안 애경을 키워 왔다. 또 다시 시련을 맞게 됐다. 특유의 뚝심과 저력을 발휘, 차남과 3남,사위와 함께 위기 돌파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애경그룹의 사업부문이  ▲유통·부동산 ▲생활·항공 ▲화학 등 세 축으로 구성돼 있다. 생활·항공부문은 장영신 회장의 사위인 안용찬 부회장이, 유통·부동산은 차남인 채동석 부회장이, 화학부문은 부규환 부회장이 각각 이끌고 있다. 승석씨는 아직 나이가 어려 애경개발 대표이사만 맡고 있다.  

 

 재계 50위권인 애경은  현재 23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지난해 3조원대의 그룹 매출을 올렸다. `트리오`, `퍼펙트`, `케라시스 샴푸`, `2080 치약` 등 장수상품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6년엔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을 설립했고, 같은해 삼성물산으로부터 분당 삼성플라자를 인수했다. 이같은 사세 확장을 주도해 온 채 부회장의 구속으로 앞으로 선장 없는 경영을 해야할 형편이다. 

 

   서울 남부지법 윤승은 영장전담판사는 17일 채 부회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사안이 중대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채 부회장이 2005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회사 공금 20억 원을 빼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수사중이다.

    채 부회장은 2005년 아파트 건설을 위해 대구 섬유업체인 대한방직이 소유한 7만9천㎡의 토지에 대한 수백억 원 규모의 토지 매입 협상을 하면서 우선 매수권을 달라는 부탁과 함께 대한방직 설범(50) 회장에게 15억여 원을 전달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같은 해 애경백화점 주차장 부지를 사들여 주상복합상가를 지은 (주)나인스에비뉴가 분양자 중도금 명목으로 은행 대출을 요청하자 이에 동의해주며 6억여 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채 부회장은 구속영장 집행 후 취재진에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법정에서 말하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채 부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함께 사전구속영장이 청구된 설 회장에 대해서는 "범행을 자백해 증거 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