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군아~vs멍군아~" 한화.산은 '고난도 장기 게임'

2008-12-24     임학근 기자

한화와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문제를 놓고 '고난도 장기 게임'을 시작했다. 한화가 매각 주간사인 산업은행에 잔금 납부시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나 산업은행이 거부하고 있다. 여기에 노조까지 옆에 붙어 훈수를 들고 있어 게임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대결을 하고 있다.  

   장기 판은 이미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본 계약 전에 대우조선 실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졌다. 한화의 잔금 납부시한 연장 요청에 대해 산은이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23일 산은 M&A(인수합병)팀에 잔금을 분할 납부하는 등의 형태로 납부 시한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 갈수록 악화되는 경제상황 때문에 한화의 자금 마련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인수자금 자금으로 믿었던 대한생명  주식과 부동산등의 가치는 하락했고 가세하기로 했던 투자자들도 자금 사정 때문에 소극적으로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잔금 납부 시한을 유연성하게 조절해 주면 인수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게 한화의 입장이다. 

   이것이 바로 한화의 작전이란 게 장기 판을 구경하는 재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앞을 가로 막고 있는 불확실성의 구름이 조금이라도 물러 갈 때까지 일단 시간을 벌어 보자는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한화의 이같은 '장군'에 산은은 '멍군'으로 대응하고 있다.빨리 노조와 협상을 마무리하고 당초 계약대로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 노조가 고용승계와 회사자산 처분금지 등을 요구하면서 물리력으로 실사를 저지하면서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훈수를 두고 있는 노조는 빨리 협상부터 하자며 양측을 다그치고 있다.

   그러나 한화는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 노조와 협의에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오는 29일로 잡힌 본계약 이전에 실사도 이미 물건너 갔다.

   당분간 팽팽한 심리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양측 모두 쉽게 물러 설 수도 없다. 일단 유리한 칼자루는 한화가 쥐고 있는 형국이다. 계약금으로 침을 발라 놓은 상태에서 지구전을 벌이며 이것 저것 따져 보며 판단과 협상을 해 나가겠다는 포석으로 분석된다. 


  '계약 위반'을 명분으로 계약을 백지화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 것이 산은의 가장 위협적인 카드다. 그러나 "장군아~'하며 으름장은 놓아도 이 칼을 함부로 뽑을 수 없다는 것을 한화가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