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기름값.공공요금 인상 '줄 폭탄'..서민 골병
2008-12-25 뉴스관리자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급격히 둔화되면서 디플레이션 공포가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제도적으로 유류 등에 대한 세제혜택이 폐지 또는 축소되고 정책적으로 억눌렸던 공공요금의 인상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시행된 유류세 10% 인하 조치가 연말에 종료됨에 따라 내년 1월부터 휘발유 는 ℓ당 83원,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각각 57원과 18원 인상된다.
정부는 물가안정을 위한 탄력관세인 할당관세 적용품목도 현행 120개에서 내년 상반기에는 74개로 줄인다. 이에 따라 원유.휘발유.경유 등 수입 유류에 붙는 관세율을 현행 1%에서 내년 2월 2%, 3월 3%로 단계적으로 올린다. 휘발유는 ℓ당 10원 인상 효과가 발생하면서 유류세 환원분을 합칠 경우 지금보다 ℓ당 90원 이상이 더 오르게 된다.
밀가루의 경우 원자재가격 인상에 따라 지난 8월부터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지만 내년부터는 4.2%의 애초 관세가 적용된다.
이처럼 정부가 유류세를 환원시키고 할당관세 적용품목을 줄인 것은 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안팎까지 떨어지고 국제 곡물 및 원자재 가격도 하락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유류세 환원조치는 인상요인으로 가격에 바로 반영되겠지만 할당관세 조정은 바로 전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업체들이 연초에 가격조정을 많이 하지만 유가 하락과 소비 위축으로 올릴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에 따라서는 공공요금을 올리는 곳이 많다. 물가억제 정책에 따라 그동안 억눌려왔던 택시요금의 경우 대부분 3년 만에 지방자치단체별로 인상계획이 줄을 잇고 있다.
광주시는 이 달 29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1천800원에서 2천200원으로 400원 올리며, 경남도 역시 택시 기본요금을 같은 폭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내년 1월 중순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도 기본요금을 400원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경기도 택시운송사업조합 등은 평균 37.3%의 요금인상 건의서를 도에 제출했다.
상하수도 요금도 들썩이고 있다. 대전시는 2009년도 하수도 요금을 업종별로 평균 29.6% 인상키로 하고 내년 2월 검침분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광주시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상수도 요금을 소폭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1월 중순 인상된 도시가스 및 전력 요금은 액화천연가스(LNG)와 유연탄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추가 인상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는 한전이 4조3천535억 원, 가스공사가 2조2천415억 원의 잔여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정부의 물가억제 정책으로 연료비 연동제를 시행하지 못하면서 미수금이 쌓인 가스공사의 경우 사정이 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가스요금 인상 여부를 고민 중이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2일 "올해 유가가 오를 때 인위적으로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한 요인 등이 누적돼 있어 일정 부분 현실화시킬 필요가 있다"며 "최대한 억제하되 필요한 경우 점진적으로 올리겠다"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