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여간첩과 부적절 관계 美국무고위층 징역형

2007-01-24     연합뉴스
대만 여정보원에게 정부 기밀문서를 넘긴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카이저(64) 미 국무부 전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에게 징역 1년형이 선고됐다.

대만 일간 둥썬(東森)신문은 대만 정보기관인 국가안전국의 여성요원 청녠츠(程念慈.34)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던 카이저 전 부차관보에게 예상보다 훨씬 낮은 형량이 선고됐다고 23일 보도했다.

카이저 전 부차관보는 지난 2004년 9월 워싱턴 근교의 레스토랑에서 청녠츠 등 대만 정보요원 2명에게 문건을 건네다 잠복하고 있던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체포됐다.

보석금을 내고 풀려난 카이저 전 부차관보는 수사과정에서 기밀문건을 불법 다운로드한 혐의와 2003년 9월 대만을 4일간 방문, 청녠츠와 만난 사실을 당국에 숨긴 혐의, 청녠츠와의 관계를 보고하지 않은 혐의를 시인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카이저 전 부차관보에겐 최고 13년의 징역형과 50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될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미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은 22일 카이저 전 부차관보에게 1년1일의 징역형과 형기만료후 2년간 감시로 형량을 완화하고 벌금도 2만5천달러로 낮췄다. 미 국무부의 전현직 관료들이 대거 그를 위해 법원에 탄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에서만 30년을 근무한 카이저 전 부차관보는 국무부 동아시아국 제2인자로 워싱턴 정치권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

미모의 여성요원이었던 청녠츠는 사건후 대만으로 복귀한 다음 다시 유럽지역으로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