濠 대륙에 3m짜리 캥거루 살았다

2007-01-25     연합뉴스
옛날 호주 대륙에는 키가 3m나 되는 캥거루, 코뿔소 크기의 웜바트, 양 만한 가시 두더지 등 지금보다 몸집이 훨씬 큰 동물들이 살았었다고 호주 과학자들이 주장했다.

호주 멜버른 박물관 연구팀은 40만 년 전 호주대륙에 살던 동물들은 지금보다 몸집이 훨씬 컸었다면서 이 동물들은 주로 현재 눌라보르 사막이 있는 지역에서 살았으며 당시 그곳은 활엽수와 꽃, 풀들이 풍성한 지역이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5일 발간된 '네이처'에 발표한 논문에서 거대 동물들은 인간이 호주 대륙에 나타날 때까지 상당히 오랫동안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살았었다면서 그러나 인간이 나타난 후 이 동물들은 멸종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자신들이 발견한 증거에 따르면 거대 동물들이 멸종에 이르게 된 것은 지금까지 다른 학자들이 주장해왔던 것처럼 기후변화 때문이 아니라 인간들이 놓은 산불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을 이끌었던 존 롱 박사는 지난 4년 동안 눌라보르 사막지역에서 발견된 거의 온전한 형태의 동물 골격 화석 60개 이상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면서 이들 가운데 일부는 거의 50만 년 된 것들도 있다고 말했다.

롱 박사는 화석들이 지난 2002년 10월 눌라보르 사막에 있는 깊은 동굴 속에서 발견된 것으로 비바람이나 외부의 손상으로부터 완벽하게 보호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호주 대륙에 어떤 동물들이 살았었는지를 보여주는 아주 완벽한 증거가 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동굴 속에서 발견된 캥거루 화석 23개 가운데 8개는 그 동안 과학계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또 하나 놀라운 것은 지구상에서 사라진 유대류 사자의 완벽한 골격 화석이라며 "이것은 내 연구생활에서 가장 중요하고 보람 있는 발견"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동물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은 내가 꿈꾸고 있던 사실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면서 이 동물이 기후 변화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놓은 산불 때문에 멸종하게 됐다는 이론은 치아 화석을 연구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치아 화석의 에나멜에서 추출한 동위원소를 분석함으로써 거대 동물들이 살았던 당시 환경이 오늘 날처럼 매우 건조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며 이는 거대 동물들이 무덥고 건조한 기후에서도 살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따라서 우리는 문제가 된 게 기후 변화 때문이라고 보지 않으며 불이 동물들을 멸종으로 몰아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산불이 자연 환경을 급격하게 바꾸어 식물을 모두 없애 버림으로써 결국 동물들도 먹을 것이 없어 곧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호주 대륙에 인간이 처음 상륙한 것은 5만 년 전으로 이들이 도착한 직후 화전 농업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