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가 '가족 살해 의뢰' 청부
2009-01-22 뉴스관리자
22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존속살해 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된 A(19)군이 가족의 청부살인을 계획한 것은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유학하던 A군은 자신에 대한 가족의 기대감에 부담을 느끼던 중 가짜 청부살인업자인 B(32)씨가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게 됐다.
A군은 B씨가 '청부살인을 해주겠다'고 올린 게시물에 속아 B씨에게 "부모와 형을 살해해주면 보험금과 유산을 받아 2억원을 주겠다"며 착수금 명목으로 300여만원을 송금했다.
A군은 가족의 사진 파일을 B씨에게 이메일로 보낸 뒤 "교통사고로 위장해 형을 먼저 살해한 뒤 외국에 살고 있는 부모님이 장례식 참석차 귀국하면 같은 방법으로 살해해 달라"며 구체적인 살해계획까지 전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그러나 B씨는 A군에게서 돈만 입금받아 챙긴 뒤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
A군의 계획은 인터넷을 통해 다른 사기행각을 벌이던 B씨가 지난 20일 경찰에 구속되면서 들통났다.
A군은 경찰에서 "아버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에 부담을 느껴 가족없이 혼자 살고 싶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B씨가 진짜 청부 살인업자가 아니었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군의 가족이 강하게 선처를 호소하고 있지만 A군이 실제로 가족을 살해할 목적으로 착수금을 지불하는 등 죄질이 불량해 구속하게 됐다"면서 "A군이 한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뒤늦게 후회하는 모습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