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별점리뷰] 연극 ‘술집’

배우들 씹으며 술 한 잔 어때요?

2009-01-22     뉴스테이지 제공


창작공연물 ‘술집’은 실상의 편린들을 서정적이고 섬세하게 풀어낸 연출가 위성신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대학로 작은 술집에서 벌어지는 연극쟁이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연극배우들이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품이니 만큼 더 진솔하고 인간미 넘치는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게 연극 ‘술집’의 매력이다. 이 작품은 2007년 초연 이후 지난해 10월 앙코르 공연을 가졌으며, 이후 많은 관객들의 성원에 힘입어 재연장 공연을 이어나가고 있다. 기자의 주관적인 시선으로 별점을 매기는 [공연별점리뷰]를 통해 뮤지컬 ‘형제는 용감했다’의 매력을 분석해 보았다.

- 배우들 뒷 ‘담화’ 지수 ★★★★★
연극 ‘술집’의 이야기는 술집에 모인 연극배우들의 이야기다. 자리가 자리이다 보니 이 술집에는 연극으로 배우 인생의 문을 열었던 뭇 배우들의 뒷 ‘담화’가 끝나지 않는다.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하지 말아야 할 곳에 실수를 해버린 어느 배우의 이야기나, 3층 높이의 무대에서 추락했던 사건, 신인 때의 실수담은 배우들의 목구멍으로 끝없이 들어가는 ‘이슬’처럼 마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고기와 사람은 씹어야 제 맛이라고 했던가. 술집 한 귀퉁이에 모인 훈훈한 뒷 ‘담화’ 덕분에 배우들의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었던 연극 ‘술집’이다.

- 위성신 마음대로 지수 ★★★★☆
이름 석 자 만으로도 작품을 고르게 만드는 연출가라면, 그는 바로 위성신이다.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그의 작품은 모두 다섯 개로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관객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부담스러운 티켓 가격 때문에 위성신 연출가의 다섯 작품을 모두 볼 여건이 안 되는 사람이라면, 우선 연극 ‘술집’을 먼저 볼 것을 추천한다. 연극 ‘술집’은 위성신 연출가의 작품들을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여느 술집처럼 이 ‘술집’ 역시 공연 포스터가 가득 하지만 모두 위성신 연출의 작품 포스터라는 것. 또한 배우들은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 아 이거 정말 재밌데”라며 대놓고 홍보하기 미션을 부끄럼 없이 수행하지만, 뭐 본인이 직접 본인 작품을 홍보하시겠다는데 안될 이유는 없지 않겠는가. 현재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위성신 연출의 작품은 연극 ‘염쟁이 유씨(3월 1일까지)’, ‘늙은 부부 이야기(2월 1일까지)’, ‘그대를 사랑합니다(오픈 런)’, 뮤지컬 ‘사랑에 관한 다섯 개의 소묘(1월 24일까지)’다.

- 술을 부르는 연극 자기파괴 지수 ★★★☆☆
‘술집’의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연기를한다기 보다 연극은 상관없이 자기들끼리 신나게 한 판 벌인 느낌이다. 한편 그런 배우들을 그저 바라만 봐야 하는 관객 입장에서는 졸졸졸 들어가는 술잔에 눈을 굴리며 침 꿀꺽, 엉덩이만 들썩할 뿐이다. 관객들의 타들어가는 심정을 알았던지 배우들이 상품이라며 시원한 소주 한 병을 선물하고, 중간 중간 객석으로 올라와 관객에게 한잔씩 권하는 모습들은 ‘여러분들은 지금 공연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저희와 함께 술집에 와 있는 것입니다’하고 말하는 듯하다. 하지만 배우들의 술잔을 미처 받지 못한 관객들이라면, 이 연극이 끝나고 당장 근처 술집으로 달려가 영혼을 토할 때까지 술을 마시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술을 부르는 연극 ‘술집’이다. 

[뉴스테이지= 심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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