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보험회사 거래,암 걸려도'꽝'"

"돈 없어 치료 못 하고 사망..8년 뒤 '영수증 내놔'"

2009-01-28     김미경 기자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 김미경 기자] "삼성화재 보험 가입자는 암에 걸려도 정신 차리지 않으면 돈 한푼 못 받습니다.설계사가 말만 믿다가는 꼼짝 못하고 당합니다. 보험 전문가 아니면 삼성화재 가입하지 마세요" 

수원시 인계동의 정 모 씨는 지난 2000년 5월 아버지가 췌장암 진단을 받자 삼성화재 설계사에게 보험금 지급 여부에 대해 문의했다.정씨의 어머니가 가족들 명의로 가입한 보험이었다.

그러나 설계사는 “췌장암 진단을 받기 20여일 전에 실효된 보험을 부활했기 때문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씨 가족은 보험료를 제 때 못 내 실효 통보를 받은 뒤 설계사의 권유로 보험금을 납입하고 되살려 놓았었다.  그러나 보험 약관상  췌장암 진단은  보험 실효 통보를 받고 부활시킨 뒤  20일 후에 인지 했기  때문에 명백하게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설계사의 실수(?)로 정 씨의 아버지는 보험금을 한푼도 받지 못하고 병원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4개월 뒤 사망했다.

당시 가족들은 장례식에 온 설계사에게 인감증명서 등을 주며 아버지 보험을 해약해 달라고 요청했었다.

8년이 지난 작년 10월경 정 씨는 다른 보험을 들려고 상담을 하다가 보험이 해약되지 않은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됐다.

알고 보니 당시 설계사가 “좋은 보험이니까 명의를 변경해서 계속 유지하라”며 정씨의 어머니를 설득했던 것. 그러나 명의도 변경되지 않은 채 8년이 넘도록 납부돼 오고 있었다.

정 씨는 아버지의 보험을 해약하기 위해 영업점을 방문했다가 더욱 기막힌 사실을 알게 됐다. “실효된 보험 부활한 날짜가 병명을 알기 20여일 전이고 고의성이 없기 때문에 당시 보험 혜택이 가능했다”는 직원의 말에 피가 거꾸로 솟구쳤다.

뒤늦게 병원마다 다니면서 진료 영수증등 서류를 찾기 시작했으나 시간이 너무 많이 흘러 거의 불가능했다. 한 병원에서는 5년 전 자료가 삭제돼 수가를 알 수 없다며 영수증 대신 진료차트를 복사해주기도 했다. 삼성화재 측은 영수증이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설계사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기는 커녕 “내 덕택에 해약금이 더 나가게 됐다”며 어처구니없는 말로 생색을 냈다.

 

정 씨는 이 설계사를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어 지점에 찾아가 작년 5월에 가족 명의로 새로 가입한 보험 설계사를 바꿔 달라 고 요구했다. 그러나 직원은 “설계사들끼리 싸워서 담당자를 바꿔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삼성화재 대표번호로 전화를 걸자 문제의 설계사가 있는 지점의 팀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팀장은 “설계사와 잘 해결해보라”는 말만 반복했다.

정 씨는 “그 동안 설계사로부터 별 도움도 받지 못 하고 이용만 당했다. 고객관리는 안중에도 없는 설계사를 어떻게 믿고 보험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겠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이어 “설계사를 바꿔달라고 호소해도 안 된다고 하고, 이런 식으로 직원을 관리하는 삼성화재에 화가 난다. 삼성화재를 더이상 신뢰할 수없으니 작년부터 낸 보험료를 모두 돌려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정 씨의 어머니가 삼성화재 설계사로 있을 때 가족들 명의로 보험을 가입했다. 자신이 가입한 보험이 어떤 혜택을 받는지 모른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 씨의 어머니는 교육기간을 포함해 3개월 정도 설계사 일을 하다가 너무 어려워 그만두고 당시 가입한 보험은 모두 문제의 설계사에게 이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 측은 이어  “치료비 영수증을 제출해야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다. 또 설계사 변경은 이관 요청을 하면 언제든지 가능하다. 영업소 소장과 통화해서 이관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 손해보험사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가 27.2%로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어 현대해상 15.1%, 동부화재 13.2%, LIG손보 10.3%, 메리츠화재 6.6% 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