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소비자를 시리즈로 우롱 '좋은느낌 이사'
청소ㆍ이사ㆍ에어컨 설치까지… 회사 "옵션대상 분명히 알려줬다"
2007-01-29 김회경 소비자 기자

며칠전 ‘좋은 느낌이사’라는 이사업체를 통해서 이사를 했는데 생각할수록 화가 나네요.
이사하기 전 몇 군데서 포장이사 방문견적을 받았는데, 다들 7.5t 에 사다리차 양쪽 사용해서 85만원선이라고 했습니다. 비싸다는 생각이었지만 감수키로 했습니다.
대부분 에어컨 설치도 옵션이고 카드결제도, 현금영수증발급도 안된다고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견적을 낸다는 '좋은 느낌이사'라는 곳에서 7.5t에 에어컨 설치 무료, 현금영수증발급도 된다고 해서 그곳으로 결정을 했어요.
그런데 당일 아침 이사하시는 분들이 들이 닥쳐서 하는 첫마디가 10t 나온다고 그러더라구요,
몇 군 데 방문견적 받았는 데 다들 7.5t으로 나왔다고 했으나 실제 짐싸는 사람들이 더 정확하다고 우겨서 일단 수용했지요.
가져온 박스랑 바구니에 물건들이 어떻게 쌓이는지 일일이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지만 짐 싸는 게 좀 엉성하다 싶었어요. 꾹꾹 눌러 담는 거 같지 않아도 그냥 물건이 상할까 봐 그러나 보다 생각했지요.
엉성하게 담으면서 바구니와 박스 개수나 늘리고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사업체에서 그런 식으로 바구니와 박스 개수만 늘려 이삿짐을 많아 보이게 한다는군요. 아주 흔한 수법이랍니다. 세상에! 어쨌든 그렇게 해서 10t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85만원도 비싸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아껴 볼려고 고생해서 찾은 업체인데, 이건 뭐 졸지에 20만원을 더 낸 꼴이지요.
이사할 집에 이삿짐을 부려놓을 때부터 낌새가 이상해서 일부러 점심값을 주지 않았어요. 또 포장이사는 비용에 점심 값이 포함됐다고 들었습니다.
그러자 일하는 분들이 이삿짐을 부리면서 짐 많다고 투덜투덜대고, 심지어 피아노를 옮길 때는 방바닥을 움푹 패이게 하더군요.
냉장고를 옮길 때도 바닥이 다 긁히고 거실, 방 여기저기를 엉망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그걸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천이나 박스종이같은 것을 깔아야 하는 건 데 이 사람들 그런 건 안중에도 없고 어떻게든 짐만 부리자는 심산인듯 싶었습니다.
커튼도 새집에 맞지 않아서 못 달것 같다고 하길래 그런 줄 알았는 데 정리하면서 다시 재어보니 충분히 맞는 사이즈였습니다. 설치하기 귀찮으니까. 그런줄도 모르고 순진하게 커튼을 버릴 뻔 했습니다.
책장도 엉망으로 조립해놓고 책에 묻은 먼지는 털어내지고 않고 마구 꽂았더라고요. 나사도 몇개 사라지고 끼우지 않고 비워둔 책장 선반은 책장위에 몰래 올려 놓아 못 찾아서 결국은 전화했구요.
선반 하나는 나사가 없어서 끼울 수도 없게 되었습니다. 씽크대 서랍장에서 연필, 볼펜이 잔뜩 꽂힌 통이 나오고 비닐테이프를 떼어내지도 않고 넣어둔 상자들, 손때가 잔득 묻어 잘 지워지지도 않는 장롱문에, 잔잔히 찍힌 자국이 수둑룩한 3단 서랍장…. 정말 엉망이었습니다.
이사 나온 집에서는 콘센트 덮개가 3개씩 떨어져 나갔다고 항의하는 바람에 돈 물어주고 거실장 덮개 유리 역시 깨졌다고 해서 폐기비용을 물어주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명지 에어시스템이란 회사의 에어컨 기사가 와서 설치하는 데 3만원을 내라는 거예요. 무료로 설치키로 했다고 하니까 알았다고 하더니 동파이프 값은 내야 한다며 1m당 1만5000원이고 7m 정도가 들거라고 했습니다.
나중에 설치하고 나더니 6m라고 해서 돈을 지불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이전에 살던 분에게 연락해서 물어봤더니 3m면 하고도 남는다네요.
진짜 열 있는대로 받았어요. 에어컨업체는 신형이냐 구형이냐, 위쪽 아래쪽 연결이냐에 따라 길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2배씩 차이가 나느냐고 따지니까 확인을 해보라네요. 어떻게 확인해요 잡아당겨서 뽑아보지 않은 이상.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이 딱 맞네요. 청소부터 이사에서 에어컨 설치까지 소비자를 시리즈로 우롱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체는 에어컨 설치는 옵션이지 무료설치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잡아 뗍니다. 이 바닥이 원래 이런 식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실망스럽습니다. 사람이 모두 진실하다고 믿고 살았던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이런 게 세상의 쓴맛인가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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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좋은느낌이사'의 유금식 대표는 29일 "계약하기 전에 에어컨 설치는 옵션(별도 요금) 대상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고가 사다리사용, 피아노 이동, 에어컨 설치는 어느 업체 할 것 없이 모두 옵션입니다.
그리고 에어컨 '기술자'가 분명히 6m 공사를 했다고 말하는 데 누구 말을 믿는 게 옳습니까? 기술자 말을 믿어야 합니까? 주부인 소비자 말을 믿어야합니까?
이삿짐 물량도 그렇습니다. 견적을 뽑을 때는 7.5t 트럭이면 충분할 것으로 봤는 데 막상 작업을 해보면 짐이 더 많이 나오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이것은 불가항력입니다.
완벽한 서비스를 받으려면 5t짜리 트럭 한대에 100만원을 내야한다고 미리 고지했습니다. 이 금액을 내면 사람을 더 많이 투입해 쓸고 닦고 뒷 마무리까지 완벽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할인을 계속 요청해서 에어컨 설치비는 안 받을 수 없는 만큼 이사비용을 할인해 줬습니다. 소비자의 주장에는 많은 무리가 있습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