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보증 학자금대출 이자율 너무 높아"

2007-01-29     연합뉴스
70여 개 대학생 단체들이 참여하는 전국대학생교육대책위는 29일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와 함께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학자금 대출시 이자율을 대폭 낮추거나 무이자로 변경해 등록금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학 등록금이 매년 높은 비율로 상승하는 바람에 이젠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해 마련할 수 없는 수준이 됐다"며 "대학생들이 등록금으로 인해 진 빚을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되고 이 때문에 취업이 어려워 청년실업자가 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학자금 대출은 그동안 부모가 보증을 서면 이자율을 4%로 고정시켜주고 남은 이자를 정부가 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지만 2005년 2학기 이후부터는 정부가 직접 보증을 서는 대신 이자는 전부 학생이 부담하는 방식으로 변경돼 실시되고 있다.

이들은 "정부가 보증하는 학자금 대출제도는 이자율이 7% 안팎의 고금리여서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높은 등록금에 대한 해결책으로 저리 혹은 무이자로 정부의 학자금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 단체에 따르면 서울소재 한 사립대 의과대학 본과 2학년에 재학 중인 A(24)씨는 재학 중 모두 8차례에 걸쳐 학자금융자를 받아 현재 4천만원의 빚을 졌다.

대출 금액이 커질 수록 이자도 차츰 쌓여 아르바이트를 해서 월 평균 25만원 가량의 이자를 갚고 있지만 2년 남은 재학기간 중 대출금액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A씨는 학년이 높아져 학습량이 늘고 있지만 추가대출로 더 늘어날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 자리를 하나 더 구하고 있다.

서울 소재 H대학 인문계 대학생으로 다음달 졸업할 예정인 B씨. 학자금 대출로 2천만원을 빚진 그는 지난 1년반 동안 대학생으로 적지 않은 돈인 25만원의 이자를 내기 위해 취업 준비 중에도 아르바이트라면 가리지 않고 해야 했다.

이들 단체는 이 같은 사례를 발표하며 "정부가 학자금 대출제도를 이용해 누구나 대학에 다닐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고액의 등록금에 높은 이자율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더라도 빚더미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신용등급이 좋지 않아 학자금 대출마저 불가능한 학생들은 높은 이자율를 무릅쓰고 제2금융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대학 등록금 문제는 학생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며 "돈 없어도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힘을 모아 등록금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