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기름값.."원유 내리는 데 왜 뛰어?"

2009-01-30     뉴스관리자
국제 유가는 제자리걸음이거나 뒷걸음질 치는데, 왜 국내 휘발유 값은 오르는 걸까?
국내 운전자들의 울화를 치밀게 하는 부분이다.

   30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실제로 작년 7월 한때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는 폭등세를 보이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28일 배럴당 42.59달러로 근래 들어 40달러 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최고점에 견줘 무려 배럴당 100달러나 빠진 셈이다.

   두바이유는 국내 주 도입 유종의 기준이 되는 원유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실제 피부로 느끼는 국내 휘발유 가격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두바이유가 최고가에 달했을 당시인 지난해 7월 둘째 주(7.7∼11) 국내 전국 평균 휘발유 값도 주간 단위로 리터(ℓ)당 1천922.76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소비자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었다.

   그러나 지금도 휘발유 가격은 만만치 않다. 지난 28일 현재 서울 지역의 평균 휘발유 값은 리터당 1천506.79원에 이미 이르렀다. 특히 서울 강남의 일부 주유소에서 파는 휘발유는 리터당 1천700원을 넘어서 최고치에 다가서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국내 휘발유 가격이 역주행하는 것이 "정유업계의 폭리 때문 아니냐"며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정유업계는 휘발유 가격 상승의 이유를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내 휘발유 값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꼽는다.

   먼저 정부가 지난해부터 시행하던 유류세 10% 인하 조치를 작년 12월 말로 끝내고 올해 1월 1일부터 종전대로 환원한 점을 들었다.

   이 탓에 기름에 붙는 세금이 증가하면서 기름 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8년 3월 10일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해왔다.

   이 조치로 당시 정부는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를 ℓ당 745원에서 670원으로 낮췄다. 경유에 붙은 유류세는 ℓ당 528원에서 476원으로 인하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끝남에 따라 올해부터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다시 ℓ당 745원으로, 경유도 ℓ당 528원으로 올랐다.

   다음으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석유제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점을 꼽았다.

   국제석유제품은 휘발유와 경유 등 국내석유제품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된다. 국내 휘발유 값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국제석유제품 현물가격에 연동해 움직이며 보통 국제석유제품의 가격변화는 1∼2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기준 가격이 올랐으니 당연히 국내 휘발유 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기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옥탄가 95 기준) 가격은 배럴당 58.88달러로, 작년 말 배럴당 39.38달러와 비교해 49.5%나 폭등했다.

   또 다른 외부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빼놓을 수 없다고 정유업계는 설명한다.

   올해 1월 셋째 주 환율은 달러당 1390.84원으로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원.달러 환율 1324.80원)와 비교해 5.0%나 상승하는 등 고환율이 국내 기름 값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유업계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상승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