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불황덕에 겨울에도 웃는다

2009-02-03     뉴스관리자

한겨울에 돼지고기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로 여름철에 즐겨먹는 돼지고기가 겨울 비수기와 미국산 쇠고기 공세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폭발적인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불황으로 비싼 쇠고기에 비해 저렴한 돼지고기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 이마트에서 1월 돼지고기 매출액은 지난해 1월에 비해 50%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돼지고기 매출을 분석한 결과, 돼지고기 매출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다. 특히 올 1월 돼지고기 매출액은 지난해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통적으로 돼지고기 매출은 연중 휴가철인 7~8월에 가장 많고, 겨울철인 1월은 비수기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올해 1월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50% 가량 늘었고 성수기인 지난해 7월에 비해서도 12% 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겨울에 돼지고기 매출이 초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육류 중에서 비교적 저렴한 돼지고기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부터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판매되면서 돼지고기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도 빗나갔다. 지난해 11월 말 이후에도 돼지고기 매출은 LA갈비보다 30% 저렴한 가격 덕에 오히려 36% 이상 증가했다.

돼지고기 중에서도 삼겹살보다 갈비와 앞다리, 뒷다리 등 저렴한 부위의 매출 신장률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어 불황의 한파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 세부위의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0~190%에 이르면서 전통적으로 삼겹살 위주의 돼지고기 소비패턴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불황으로 소비자들이 해외 여행보다는 국내 여행을 선호한 것도 돼지고기 매출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12월25일~28일)과 올 초(1월1일~4일) 황금연휴에 국내 여행지 주변 이마트 점포의 돼지고기 매출이 크게 증가한 것이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표적인 겨울 휴양지인 제주, 속초 등에 있는 이마트의 돼지고기 매출은 점포별로 50~70%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신세계 이마트 정영주 돈육 바이어는 "불황의 한파가 지속되면서 육류 중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돼지고기가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잘 팔리고 있다"면서 "최근 돼지고기 가격이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돼지고기의 강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